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수급을 지탱했던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다시 증가해 20%선을 눈앞에 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매수 기준) 비중은 62.81%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3월(55.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내 비중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며 지난해 7월 72.54%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69.62%를 기점으로 매월 비중 축소가 이어져 3월 63.33%까지 줄어든 뒤 4월 68.82%로 다시 늘어났으나 이달 들어 약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20%대에 근접했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은 19.41%로 지난달 15.47%보다 3.94%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내 비중은 지난해 8월 12.32%까지 떨어진 이후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4.05%를 기록한 이후 2월과 3월에는 각각 16.93%, 18.87%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움직임이 여전히 매도 중심이지만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 규모를 점차 키운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HMM과 하이브, SK텔레콤 등을 집중 매수했다. HMM 순매수 규모는 2570억원을 기록했고 하이브, SK텔레콤은 각각 2250억원, 221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기준으로 외국인이 누적 순매도세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면적으로 한국 증시를 순매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 확대로 이어지면서 개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3100~3200선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움직임을 반복하자 관망심리가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거래대금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가 여전히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코스피 수급을 주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가 예전에 비해서는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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