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년간 위축됐던 내수 경기가 다양한 회복 신호를 보인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내수진작책을 동원할 방침이다. 외부적으로도 경제는 회복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아직 남아있지만, 국내 수출은 올해부터 크게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달에는 50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거두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2개월 연속 오프라인 온라인 동시 성장 쾌거
내수 경기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유통업계의 매출 동향은 최근 크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소비심리 회복에 의한 현상으로 평가된다.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다.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유통업체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은 지난해 4월보다 13.7% 증가했다.
유통업체의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 2월부터 이어졌는데 2월 10.0%, 3월 18.5%, 4월 13.7%까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온·오프라인의 동시 성장은 2월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지난해 코로나로 크게 고전했지만, 올해 2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 심리의 회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런 과정에서 보복 소비의 출현도 오프라인 매출액 증대를 이끌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34.5%)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외유명브랜드(57.5%)와 여성정장(30.4%), 남성의류(31.9%) 등 패션 관련 상품군을 비롯한 전 상품군이 매출 호조를 보였다.
편의점(11.6%) 매출도 상승했다. 음료 등 가공식품(17.7%), 생활용품(11.9%), 잡화(10.2%), 신선식품(7.7%) 등 전 상품군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4월 온라인 매출은 식품·패션의 비대면 구매 확산과 가전·생활용품 렌털, 음식배달 등 서비스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전 렌털·음식배달·e쿠폰 등 서비스·기타(62.6%)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패션·의류(19.9%), 화장품(19.8%), 식품(18.9%), 가전·전자(8.3%) 등 대부분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했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맞춰 하반기 소비쿠폰 재개를 포함한 대규모 내수진작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소비와 고용을 활성화시켜 내수 부양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산이다. 이르면 이달 중하순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수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식품 수출 사상 최고치, 4월 수출 511억 달러 사상 최고치
수출 부문에서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4월에는 역대급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섬유 등 중간재 품목의 수출이 늘어나면서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우리나라 수출이 511억9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1.1%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수입 508억 달러로 33.9%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3억9000만 달러로 12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졌다.
4월 수출액은 2011년 1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6개월 연속 수출 증가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 위기가 지속한 지난해의 경우 한 달 수출액이 4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월수출 5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액만 놓고 보면 역대 4월 중 1위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기존의 효자품목에서부터 다양한 중간재 품목까지 고루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의 경우 93억4000만 달러를 수출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역시 4개월 연속 두 자리 증가로 두 달 연속 수출액이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제조품 외에도 식품에서도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식품 수출은 43억 달러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식품 수출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 이상 늘었다.
식품수출이 코로나 시즌 급격히 늘어난 배경으로는 이동제한과 자가격리가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는 라면과 가정간편식 등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식품 중 전통적 대표 수출품목인 라면은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9.2%나 늘어나며 6억 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최고액이다. 뿐만 아니라 포장만두(46.2%↑), 즉석밥(53.3%↑) 등 주로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냉동식품이나 간편식의 수출이 급격히 늘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온라인 문화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한류 문화를 등에 업은 K푸드의 열풍도 거셌다.
라면은 간편한 조리법도 장점으로 인식되지만, 세계적 흥행을 이룬 한국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떡볶이는 세계적 인기의 케이팝 그룹을 통해 소개되며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56.7% 증가했고, 올해 1~4월 수출도 50.5% 증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전통발효식품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전통발효식품인 김치 수출이 지난해 전년 대비 37.6% 증가한 1억45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또 다른 대표 발효식품인 고추장(35.2%↑), 된장(29.1%↑), 간장(5.6%↑) 등 한국전통 장류 역시 전반적인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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