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라운드 넘어 다시 시작하는 홍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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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이동훈 기자
입력 2021-06-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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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1001번째 라운드

  • BC카드·한경 레이디스 컵서

  • 2014년 불행이 원동력으로

  • "후배들 홀로 설 수 있어야"

1000라운드 돌파 축하를 받는 홍란[사진=KLPGA 제공]

홍란(35)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000라운드를 달성하고, 새로운 시작(1001라운드)을 알렸다.

홍란의 1000라운드 기념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1시 40분경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포천힐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에서 열렸다.

홍란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우승 상금 1억2600만원) 첫날 1라운드를 마친 직후다. 이 라운드는 그의 1001번째 라운드였다.

오후 1시 30분경 야외에서 1000라운드 기념행사를 마친 그는 눈웃음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비추었다.

착석한 그는 "뜻깊은 날이다. 많은 축하를 받아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첫발을 내밀었을 뿐이다. 후배들이 많이 따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라운드'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2014년 KLPGA 챔피언십이 기억난다. 당시 백규정(26)에게 연장 승부 끝에 패배했다. 그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다. 20대 후반에 4년 시드를 노렸었다. '불행도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불행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불행이자, 1000라운드를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던 대회가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 챔피언십이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대회(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와 후원사(한국경제)가 겹친다.
 

홍란을 축하해주는 KLPGA 가족들[사진=KLPGA 제공]


오전 조로 출발해 1라운드를 소화한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살 기운에 눈에 염증이 생겼다. 큰 실수를 하고 버티며 18홀을 마쳤다. 다시 한번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홍란에게 지난 1000라운드를 물었다. 그는 "첫 라운드는 희미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선수 생명이 이렇게 길지 않았던 것 같다. 30대 중·후반까지 뛸 거라는 목표는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20대 후반에 그만두고 주부 생활을 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삼천리(후원사)를 만났다. 이만득 삼천리 회장님이 '35살까지 뛰는 조건이면 계약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당연하죠'라고 답변했지만, 쉽지 않은 약속이었다. 지키게 돼 기쁘다. 지금도 회장님과 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12세에 골프를 시작한 홍란은 "프로 1000라운드를 비롯해 비공식 경기까지 합하면 3000라운드 정도 돈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에 청춘을 바친 것이나 다름없다.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는 "후회가 많지만, 이 상황을 알고 다시 돌아가도 골프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홍란의 다음 목표는 1100라운드다. 이날 1001라운드를 소화해 아직 99라운드가 남았다. 그는 "앞만 보겠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홍란은 KLPGA 선수분과위 위원장이다. 선수들의 안위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감투다. 그런 그에게 '1000라운드에 대한 비결'을 물었더니 이러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후배들은 훌륭하다. 학부모들이 도와줘야 한다. 1000라운드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 중에서 가장 큰 요인은 자립심이다. 후배들을 보면 사생활까지 억압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표출되고 있다. 잘 조절해주면 된다. 후배들은 1000라운드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스트레스는 본인이 받는다. 그때 옆에서 잔소리하면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학부모이자, 캐디, 코치 등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란은 1000라운드를 기념해 발전 기금 1000만원을 쾌척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부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었지만, 막상 하려니 쉽지 않았다. 좋은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과 영상 촬영 등을 마친 홍란은 다시 연습 그린으로 향했다. 내일 있을 1002번째 라운드를 위해서다.

그러던 그가 한 손에 퍼터를, 다른 한 손에 휴대전화를 쥐며 사진을 찍었다. 화면에는 자신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조용하고, 소중하게 남기던 자신만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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