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귀종 긴점박이올빼미, 국내 인공둥지에서 첫 생육과정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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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6-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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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대산 인공둥지에서 새끼 2마리 부화

최근 오대산에서 서식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긴점박이올빼미가 인공둥지에서 새끼 2마리를 부화했다. 사진은 둥지를 떠난 새끼 긴점박이올빼미 [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세계적인 희귀 조류 중 하나인 긴점박이올빼미가 새끼를 생육하는 과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오대산에서 서식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긴점박이올빼미가 인공둥지에서 새끼 2마리를 부화한 후 키우는 과정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지난 2017년 인공둥지에서 부화한 흔적이 발견된 사례가 있으나, 부화 후 생육 과정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은 "긴점박이올빼미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변화로 인해 서식지와 개체 수가 급감했는데 서식 환경이나 생육주기 등 기초 자료가 많이 없는 실정"이라며 "먹이원, 산란 시기, 환경 등의 기초자료를 많이 확보할수록 긴점박이올빼미의 보호를 더욱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오대산국립공원 내 긴점박이올빼미 종 보전을 위해 11개의 인공둥지를 2011년에 처음 설치했다.

긴점박이올빼미는 나무줄기 사이 등에 산란하는 습성이 있어 이와 유사하게 환경을 조성해 둥지를 만들었다. 자주 관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를 늘리면서 현재는 22개로 늘었다.

올해 3월부터는 먹이원이 풍부한 곳에 설치한 인공둥지 근처에 원격 카메라를 설치해 약 3개월간 관찰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10일 최초 산란이 포착됐다. 어미새가 약 4주 동안 총 3개의 알을 품어 4월 7일경 새끼 2마리가 부화된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1개의 알은 부화하지 못했다.

새끼 2마리는 한 달 정도 자란 후 5월 3일경에 둥지를 떠났다. 약 2주간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어미로부터 나는 법, 먹이 잡는 법 등 생존에 필요한 행동들을 배웠다.

생육 과정에서 먹이를 수급하는 역할을 한 긴점박이올빼미 수컷은 이번 관찰 과정에서 2회 포착됐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희귀 조류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국내에서는 오대산 등 강원도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주로 평지나 아고산지대의 산림에 서식하며 낮에는 나뭇가지 등에서 휴식하고 어두워지면 활동한다. 쥐, 양서류, 곤충 등을 먹는다.

김종식 국립공원공단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긴점박이올빼미가 오대산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서식 환경 조사와 행동권 분석을 지속해서 실시하는 등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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