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교황과 미국 고위 당국자 간 첫 만남이 성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의 교황 알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40여분 간 이뤄졌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2015년 자신의 미국 방문을 회상하고 미국민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전했다고 알져졌다.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두 사람 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만남 전부터 분위기는 좋았다. 블링컨 장관은 교황 알현 전 교황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미켈란젤로 천장화로 유명한 시스티나 경당을 둘러봤다. AP 통신은 이를 두고 “블링컨 장관이 VIP 예우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교황의 미국 방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성사됐다. 당시 부통령으로서 교황을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이한 이가 현재의 바이든 대통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역사상 가톨릭 신자가 대통령이 된 것은 1961년 존 F. 케네디에 이어 두 번째다.
교황청은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기후변화, 이민·난민 문제 등 지구촌 문제를 놓고 수시로 충돌하며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교황은 작년 9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접견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교황청은 임박한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프랑스를 거쳐 지난 27일 이탈리아를 찾은 블링컨 장관은 오는 29일과 30일 남부 마테라와 브린디시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의가 대면 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교황 알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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