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분의1 토막난 ‘요기요’… GS리테일이 새 주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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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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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 매각 시한을 5개월 연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매각 기한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면서 매도자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유력 후보자들이 인수전에서 중도 하차하고 요기요의 몸값이 계속 떨어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매각 데드라인을 넘긴 DH가 무사히 요기요의 새 주인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 요기요 매각기한 연장… DH, 5개월 벌어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2일 전원회의를 열고 요기요의 매각 기한을 5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한은 다음달 2일이지만, 이때까지 매각을 완료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을 인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앞서 DH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자사 한국 법인이자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매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해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할 경우 독점 지위를 얻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요기요를 포기하고 배민을 선택한 DH는 지난해 12월부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5월엔 예비 입찰을 진행하고 신세계그룹‧MBK파트너스‧어피너티‧퍼미라‧베인캐피털 등을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해 지난 6월로 예정됐던 본입찰이 두 차례나 연기됐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DH는 지난 13일 매각 기한 연장을 신청했고,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공정위는 “남은 기한까지 세부 협상을 마무리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기업결합 승인, 대금납입 등 관련 절차를 모두 완료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몸값 2조⟶1조⟶5000억원… 체면 구긴 요기요
현재 DH는 GS리테일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 퍼미라 등 3개사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대금과 인수방식 등 매각에 대한 대체적 합의는 이뤄졌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당초 요기요 몸값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내 시장에서 평가하는 적정 가격이 1조원으로 떨어졌다. 일부 인수 후보자는 5000억원을 몸값으로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2위라는 요기요의 애매한 위치와 3위 쿠팡이츠의 맹추격,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비자발적 매각 등이 가격 산정에 악재로 작용했다. 콜(배달 주문) 배차 시스템 등 DH가 요기요에 적용하는 정보기술(IT)을 빼버리면 추후 인수업체가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수전이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요기요의 입지는 더욱 낮아졌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민과 쿠팡이츠 이용자 수(MAU)는 각각 2012만7000명, 550만2000명으로 전달 대비 2.4%, 4.1%씩 증가했다. 반면 요기요의 지난달 MAU는 769만8000명으로 같은 기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쿠팡이츠는 요기요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019년 4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배민, 요기요에 비해 약 10년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단숨에 업계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3~6월 국내 배달앱 관심도’에 따르면 현재 시장 점유율은 배민(57.92%), 요기요(19.78%), 쿠팡이츠(17.88%) 순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5% 미만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반년 사이 쿠팡이츠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요기요의 매각 성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요기요 새 주인은 GS리테일?… 인수 가격 ‘관심’
  

GS리테일이 지난 6월 22일 선보인 우딜 앱 이미지. [사진=GS리테일]

요기요 인수전은 막판에 GS리테일이 뛰어들면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특히 GS리테일과 어피너티, 퍼미라가 컨소시엄 형태로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단독 인수 후보로 나서는 것에 비해 가격 부담이 줄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 컨소시엄은 1조원 안팎에 요기요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퀵커머스는 주문 1시간 이내에 배달을 완료하는 서비스로 배민의 B마트, 쿠팡이츠의 마트 등이 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 1만5000여개 점포를 활용해 급성장하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산이다.

GS리테일은 이미 요기요와 배달 협업으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GS25 점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요기요 앱에서 주문하고 배달대행업체 라이더를 통해 배송하는 식이다. 나아가 지난달 22일부터는 자체 배달 주문 전용 앱 ‘우딜-주문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사업 파트너인 요기요 인수에 나선 건 이 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배달앱 시장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이 인수합병(M&A)을 발표한 2019년 12월부터 매각 시한인 올해 1월까지, 2년이라는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요기요는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 없이 사실상 현상 유지 방침을 보여왔다.

공정위도 요기요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현상유지 명령의 이행 기간을 함께 연장했다.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DH는 배민과 요기요를 분리 운영하고 요기요 서비스의 △수수료 인상 금지 △할인 쿠폰 일정 수준 이상 유지 △배달앱 서비스 품질 유지 △배달원 근무 조건 유지 등의 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DH 측은 인수전 열기가 식고 단독 인수 후보자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번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DH는 누리집에서 “현재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계약 조건과 규정 등 공정위에서 요구하는 모든 시정명령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남은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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