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희망퇴직 현실화 이슈가 기획재정부 반대에 가로막혀 수년째 답보 상태인 가운데 금융노조가 기재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23일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여야 정치권과 청년시민단체, 언론은 물론 국책은행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도 국책은행 희망퇴직에 대해 동의했지만 정작 결정권자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와 관련한 아무런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가까스로 시작된 희망퇴직 논의를 멈춰세웠다"고 비판했다.
국책은행 희망퇴직자는 최근 7년 동안 전무한 상태다. 지난 2014년 감사원이 금융 공공기관의 명퇴금(잔여보수 85~95%)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면서 명퇴금을 줄인 탓이다. 국책은행 노사는 유명무실한 희망퇴직제도로 인해 조직의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다며 희망퇴직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국민감정'과 형평성' 등을 들어 국책은행 희망퇴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이 같은 홍 부총리의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현 여론은 국회의원과 진보·보수언론, 시민단체의 동의와 지지를 획득한 만큼 국민감정이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타 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또한 국책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근거가 초라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국책은행이 시중은행과 수익률로 경쟁하는 이른바 '시장형 공공기관'인 만큼 시중은행에서 활발하게 진행하는 희망퇴직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단체는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만 300여개가 넘는데 각 기관별로 천차만별인 조직구조나 인건비, 운영전략 등을 획일화해 차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아울러 국책은행 희망퇴직 이슈와 관련해 미래 세대에 방점을 둔 홍남기 부총리의 각성과 용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경제부총리는 산업정책과 예산관리, 미래투자 등 국가발전전략 전반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라면서 "지도자라면 보신주의와 복지부동 대신 용기를 내 국민의 바람을 주장·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홍 부총리는 공무원인가, 지도자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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