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국내 철강업계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수요 산업의 철강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조선용 후판 가격을 대폭 인상한 점이 실적에 반영됐을 거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일각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영업이익 대비 3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3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분기 실적(2조2006억원) 대비 8.33%(1835억원) 증가한 수치다. 앞서 포스코가 지난 2분기 국제회계기준 적용 후 처음으로 2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두분기 연속 영업이익 2조원대를 기록함과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셈이다.
7월 이후 포스코의 실적을 추정한 14개 증권사 중 12곳이 2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증권사의 전망치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180억원~2조5290억원 사이에 분포돼 있었다.
하지만 8월 들어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2조4450억원을 전망했고 9월 들어서는 2조6180억~2조8078억원대 전망치가 제기되는 중이다. 증권사별 리포트 출고 날짜와 전망치는 △현대차증권 2일 2조6180억원 △유안타증권 7일 2조7099억원 △메리츠증권 9일 2조7690억원 △유진투자증권 13일 2조7160억원 △삼성증권 16일 2조8078억원 등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철강시장의 타이트한 수급 지속과 더불어 하반기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 철강 감산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피크아웃 논란으로 인해 5월 이후 주가 움직임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실적에 우호적인 시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3분기 영업이익으로 6544억원이 예상될 것으로 관측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2분기의 5453억원을 1000억원 이상 웃도는 수치다.
철강업계의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것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철강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덕분이다.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값이 상승했으나 철강 제품 판매 단가도 오르면서 수익성이 확대됐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조선용 후판 가격을 대폭 인상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 선박 제작 등에 사용되는 후판(두께 6㎜ 이상 강판) 가격을 t당 110만원 가량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상반기 공급가가 t당 70만∼80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30만∼40만원 가량 올린 것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3분기 다시 한번 깜짝실적을 내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며 "중국 철강 유통가격 하락에도 국내 유통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고, 3분기 마무리된 조선3사 후판 가격 협상이 수익성 개선 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은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에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