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떠들썩하다. 드라마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의 만남, 흥행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키는 배우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까지 tvN 새 드라마 '지리산'을 위해 뭉쳤다. 그야말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위해 작심한 이 흥행 군단은 또 한 번 K-드라마 열풍을 일으킬 계획이다.
13일 오후 tvN 새 드라마 '지리산'(극본 김은희·연출 이응복)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은희 작가와 최상묵 촬영 감독, 배우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 조한철이 참석했다.
드라마 '지리산'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장르물이다.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을 쓰기 전에는 지리산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느꼈던 지리산은 뭔가 간절한 영혼을 찾는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오랜 시간 켜켜이 묵은 만큼 수많은 사람의 영혼이 쌓은 땅이라고 느꼈다.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는 일이 생기면 119가 출동하지만, 산은 레인저들이 주축이 돼서 수색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레인저를 소재로 쓰게 됐다"라고 밝혔다.
주로 스릴러 장르 드라마를 집필했던 김은희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선 '레인저(ranger, 특수 훈련을 받은 정규군의 유격대원)'라는 직업을 소개, 전작과 가장 차별점을 가지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법의관, 형사 등은 누군가가 죽고 사건을 파헤쳤다면 레인저는 누군가 죽기 전 구조 하는 직업"이라며 드라마를 풀어가는 과정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제목이자 배경인 '지리산'은 드라마의 규모감을 더욱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 최상묵 촬영 감독은 지리산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여러 감상과 감각을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최 감독은 "'지리산'은 자연이 가진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자연의 아름다움,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 등을 캐릭터들이 보여준다. 거기에 융화된 캐릭터들이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산이 배경이다 보니 산을 찍으면 배우들이 안 보이고 배우들이 보이면 산이 안 보인다. 이걸 조화로워지도록 만들고자 했다"라고 짚었다.
김은희 작가, 이응복 감독, 최상묵 촬영 감독 등 제작진도 초호화지만 배우 라인업 역시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구성이다.
김은희 작가는 "캐스팅 소식을 듣고 '만세'를 외쳤다. 캐릭터와 제격인 분들이 응해줘서 좋았다. 전지현이 맡은 역할은 산 자체인 사람이다. 산이 가장 어울리는 분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흡족했다"라며, "주지훈은 사실 의외로 착하고 순수한 면이 있다. 주지훈이 맡은 역할이 매사 밝은 부분만 보려고 하는 캐릭터라 매력이 부각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오정세에 관해서는 "이번 드라마에서 감정의 끝과 끝을 달리는 캐릭터를 맡았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답게 잘 소화해줬다"라고 평가했고, 조한철은 "실제 레인저들처럼 너무 잘 표현했다. '지리산'을 볼 때 연기 보는 맛이 좋지 않을까 싶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주지훈, 전지현은 김은희 작가와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킹덤' 연속물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바.
전지현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어느 배우가 김은희 작가님의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자리를 빌려 영광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배우로서 봤을 때 (대본이)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편안했다. 아무렇지 않은 장면인 줄 알았는데 하나하나 길잡이 하는 역할이었고 완성의 요소라고 생각했다. '역시 김은희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주지훈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신입 레인저 강현조를 연기한다.
주지훈은 "김은희 작가는 글이 굉장히 디테일 하다. 지문이 엄청 많아서 대본을 허투루 볼 수가 없다. 앞선 글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장면을 편하게 쓰는 장점이 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어렵다. 시나리오로 읽었을 때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구나' 생각하는데, 막상 연기해보면 정말 어렵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처럼 어떤 감정의 경계에 있는 신이 많다. 연기가 계속 늘고 있다"라고 거들었다.
주지훈은 전지현과 연기 호흡에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그는 "워낙 어릴 때부터 팬이라 미팅 자리에서 만났을 때 신기했다.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고 먹을 것도 잘 챙겨줘서 좋았다. 현장에서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을 텐데 가장 열심히 했다"라고 거들었다.
'동백꽃 필 무렵'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배우 오정세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극 현실주의 레인저 정구영으로 분한다.
오정세는 "여러 시청자가 '지리산'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나도 똑같은 입장이지 않을까 싶다. 제목에서 오는 힘이 있었고 매력이 있었다. 현장에서 놀 배우들과 제작진을 봤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에 이어 '지리산'까지 tvN 주말드라마에 세 번 연속 출연하게 된 조한철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해동분소 소속 레인저 박일해를 연기한다.
조한철은 "본의 아니게 올해 세 작품을 tvN에서 하게 됐다.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tvN 주말의 남자가 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름다운 지리산 풍광과 인물들 간 에피소드 등을 엮어낸 드라마 '지리산'은 K-드라마의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김 작가는 "'지리산' 부제가 하늘과 만나는 곳, 이승과 저승의 경계이다. 진짜 지리산에 오르시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넓은 국립공원이고 끝이 안 보이는데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산이 압도했다가 안아주다가 신비했다가 광활한 지리산의 풍광을 보면서 힐링하면 좋지 않을까. 이승과 저승의 경계처럼 신비롭고, 조난사고, 범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이 산에서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지 집중해주시면 좋겠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오는 23일 오후 9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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