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고(故)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장 모 중사가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 3월2일 성추행 사건 발생 이후 290일 만이다.
17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 중사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지난 6월부터 이 중사 사건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국방부 검찰단은 그동안 사건 관련자 25명을 피의자로 특정했고, 이 가운데 장 중사 등 15명(사망자 1명 포함)을 기소했다. 군 검찰은 지난 10월 8일 결심공판에서 장 중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충남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 근무하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2일 선임인 장모 중사 요구로 저녁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장 중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는 다음날 부대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상관들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장 중사와 합의를 종용했다. 해당 부대는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매뉴얼을 무시하고 이들을 즉각 분리하지 않았다.
그는 청원휴가를 내고 성폭력 상담관에게 '자살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대 전속 요청이 받아들여져 지난달 18일부터 경기 성남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출근했다.
그러나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도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유가족 측 주장이다. 오히려 이 중사에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하며 관심 병사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이 중사는 출근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중사 휴대전화엔 '나의 몸이 더럽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 등 메모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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