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못 띄워 22사단 월북자 못 막았다"...9·19남북군사합의 자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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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1-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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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에 미리 알리면서까지 드론 운용할 지휘관이 어디 있나" 비판

  • 육군 야심작 '소총조준사격드론' 역시 무용지물 가능성 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20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제6사단 청성 전방관측소(OP)를 방문, 소총조준사격드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총조준사격드론 역시 9·19남북군사합의로 인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육군 22사단 최전방 철책을 뛰어넘어 재입북한 이가 2020년 11월 점프귀순한 30대 초반 탈북민으로 드러나면서 군이 자랑한 ‘물 샐 틈 없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현장 지휘관들과 전문가들은 무인기(드론)를 활용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9·19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자조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22사단 경계책임구역은 내륙 28㎞, 해안 69㎞로 총 97㎞ 타 최전방 경계부대의 경계책임구역의 수배에 이른다. 민통선 이북의 통일전망대, 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등 관광지도 산재해 있어 장병들의 경계임무가 유독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군 당국은 2020년 북한 남성 월책과 지난해 2월 북한남성 동해안 오리발 귀순 후, 22사단 관할 지역 등에 경계보강을 목적으로 지난해 말까지 2802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점프귀순 당사자에게 1년여 만에 또다시 월책을 허용했다. 다양한 작전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무인전력 활용이 필수적인 이유다.
 
군 당국 역시 무인전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육군 대대급에 드론을 운용하는 정찰반을 두고 있다. 22사단 역시 대대급에 정찰반이 있다. 그러나 9·19남북군사합의로 인해 경계작전에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9·19 군사합의 1조 3항을 보면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고 돼 있다.
 
'고정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지역(군사분계선표식물 제0646호부터 제1292호까지의 구간)은 40㎞, 서부지역(군사분계선표식물 제0001호부터 제0646호까지의 구간)은 20㎞를 적용하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다. 회전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로,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로, 기구는 25㎞로 적용한다.'
 
군 당국은 현장 지휘관 재량에 따라 드론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방에 복무 중인 한 지휘관은 "현장 지휘관들에게 드론 사용에 대한 재량권이 있지만, 북측에 사전에 알리면서까지 운용할 지휘관이 얼마나 되겠냐. 애초에 운용 안하는 분위기 팽배하다"고 토로했다.
 
9·19남북군사합의서에는 산불진화나 조난구조, 특히 영농 목적엔 드론 비행을 허가한단 예외 조항이 있다. 그러나 예외조차도 북한에 사전에 알려야 가능하다. 지난 2020년 강원도 전방에선 6·25 이후 수복된 우리 영토를 농민들에게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할 때도 드론 활용이 불허된 이유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최전방 경계작전에 드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월북자 역시 드론을 활용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20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제6사단 청성 전방관측소를 방문해 소총조준사격드론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도 군의 경계작전 능력을 살핀 것이다. 그러나 9·19남북군사합의때문에 소총조준사격드론 역시 최전방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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