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활용한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로 손발이 묶인 시중은행의 틈새를 노린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현대해상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교보·농협생명 등 주요 8개 생보사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대출 금리는 3.33~5.20%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3개 손보사의 주담대(변동금리) 금리 역시 3.73~5.20%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71~5.21% 수준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 주담대 일반형은 최저금리 3.33%, 최고금리가 4.5%이며, 한도형은 3.34%, 5.01%다. 한도형은 즉시 대출이 실행되지 않고, 한도만 설정해둔 뒤 그 안에서 자유롭게 빌릴 수 있는 이른바 마이너스대출 상품이다. 삼성화재의 주담대 상품 최저금리는 3.66%, 최고금리는 4.63%로, 시중은행보다 최고 금리가 0.6%포인트 이상 낮다.
지난해 대출을 중단했던 보험사들 역시 올해 초부터 대출을 재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일부터 신규 주담대를 재개했고, 지난해 9월 주담대와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했던 KB손해보험과 동양생명 역시 대출 재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퉈 주담대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강화된 가계대출 제한으로 손발이 묶인 시중은행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 등 2금융권(40%)의 DSR 규제는 시중은행(50%)보다 느슨하다. 차주 입장에서는 은행권에서 부족한 대출한도를 보험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연 4% 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시중은행에선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보험사에선 4억3000만원으로 시중은행보다 8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의 영업이 과열되면서 본업인 보험영업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규제 내에서 대출영업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보험사들은 주담대 등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을 얻었던 만큼, 올해도 같은 기조로 이자이익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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