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이유형 부장판사)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 후보는 답변서를 통해 "원고 청구를 기각해달라"며 "원고의 주장 사실에 대해 일응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구체적인 답변을 작성하기 위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대로 청구원인에 대한 상세한 준비서면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8일 자신과 사귀던 여자친구 A씨가 헤어지자고 한 뒤 만나주지 않자 서울 강동구 A씨의 자택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와 그의 어머니를 30여차례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1·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취하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사건 변호를 사과하며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엔 조카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도 비판이 계속되자 SNS를 통해 "데이트 폭력이란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죄송하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A씨 유족은 이 후보가 최근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지난해 12월 9일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 후보 측이 소장을 송달받고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자 다음 달 17일 변론 없이 1심 선고를 내리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날 이 후보 측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정해진 선고는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원고 대리인인 이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이 후보 본인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장 송달부터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이고 인권변호사라는 분이 본인에 의해 인권을 침해당한 원고에게 어떠한 사죄의 의사표시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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