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금리인상의 가속화 등과 관련한 대외 불확실성으로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수출 증가율이 5%p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지정학적 위험 관련 불확실성 모두 우리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불확실성 충격이 1% 증가하는 경우, 전산업생산은 시차를 두고 각각 최대 0.011%p, 0.006%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표상으로 확인되는 미국 불확실성 충격은 30% 이상, 러시아 불확실성 충격은 100% 이상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충격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수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 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업보다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에서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컴퓨터, 전자기기 및 광학기기와 운송장비 등 투자와 밀접한 한국의 주력 업종에서 충격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료품, 섬유 및 가죽제품 등 소비 관련 산업은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다.
대외 불확실성 요인별로는 대(對)북미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금속광물이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은 반면, 대(對)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화학제품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장기화될 경우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1.4%p, 수출 증가율은 5.1%p 하락하며 우리 실물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모두 단시일 안에 축소되는 경우에도 전산업생산(-0.3%p)과 수출(-1.8%p)에 작지 않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량적으로는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보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장기화 여부가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주어졌을 때 러시아 불확실성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0.3%p(-1.4%p vs –1.1%p) 차이가 발생했다.
반면, 러시아 불확실성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장기화 여부에 따라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0.8%p(-1.4%p vs –0.6%p) 차이가 났다.
KDI 김준형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실물경제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공유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활용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은 경제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될 가능성을 축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핵심 원자재 및 부품에 대한 수급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하방 위험이 실현되더라도 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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