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잉 에어리어에 오른 선수들이 그린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는 홀이 있다. 바로, 16번 홀(파4).
내리막 파4 홀이지만, 전장이 무려 534야드(489m)에 달한다. 다른 대회의 파5 홀 거리와 맞먹는다.
티샷한 공은 두 개의 다각 벙커를 넘어야 한다. 입을 쩍 벌리고 있어서 두 개가 아닌 한 개처럼 보인다.
두 번째 샷도 마찬가지다. 두 개의 그린을 지키고 있는 세 개의 벙커가 선수들을 위협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홀은 1라운드 통계에서 가장 어려운 홀(핸디캡 1번)로 등극했다.
이 홀을 지나간 144명의 선수 중 5명 만이 버디를 기록했다. 파는 77명, 보기는 49명, 더블 보기는 10명, 트리플 보기는 3명이다.
파 4홀에서 평균 4.5타. 평균 4.28타로 핸디캡 2번(버디 18개, 파 82개, 보기 33개, 더블 보기 7개, 트리플 보기 4개)이었던 18번 홀(파4·4.28점)보다 0.22타 높았다. 압도적인 수치다.
2라운드인 이날(5월 6일)도 마찬가지다. 1라운드보다 깃대 위치가 까다롭다. 30야드(27m) 깊이에 12야드(10m), 왼쪽에서 5야드(4.5m)다. 라운드가 진행 중인 오후 3시 현재 단 3명 만이 버디를 기록했다. 점수를 잃은 선수는 수두룩하다. 1라운드의 4.5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도 이 홀에서 유일하게 보기를 적었다.
김주형은 "16번 홀 세팅이 정말 어렵다. 파5 홀이어도 어려운 데 무려 파4 홀이다. 변별력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다. 티잉 에어리어부터 그린까지 페어웨이를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도 어려운지 너털웃음을 짓는다.
"3퍼트를 피해야 하는 곳이다. 내일은 그린 스피드가 엄청나게 빨라질 것 같다. 4라운드로 향할수록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공략법은 없다. 잘 지키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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