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는 전국 교직원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1971년 설립됐다. 출범 첫해 약 17억8500만원이던 공제회 자산은 현재 50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120만원에서 1조581억원으로 늘었다. 회원 대여를 통한 이자 수익, 부동산 임대 수익과 함께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를 통한 운용 수익이 자산 증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대체투자 비중 60%
교직원공제회 운용 자금 규모는 국내 공제회 중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 투자자산이 42조3963억원으로 총자산(52조7798억원)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4년 새 높은 운용 수익률을 올리며 '덩치'가 급격히 커졌다. 2018년(26조5312억원) 대비 약 60% 늘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4.1%에서 11.3%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에도 10.0%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자산별 수익률은 기업금융 부문이 23.5%로 가장 높았다. 주식과 채권 부문은 각각 12.8%, 3.1%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금융을 포함한 전체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도 14.3%로 주식·채권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잡코리아, 하이브 등에 투자한 국내 블라인드 펀드에서 성공적인 자금 회수가 이뤄졌고, 해외 인프라 부문에서도 민관합작사업(PPP)에 투자하는 에버딘(Aberdeen) 인프라 펀드에서 약 1500억원에 이르는 매각 실적이 발생했다.
◇기업금융·실물자산, 금리 상승기 유리한 투자처로 주목
최근 금리 상승 기조가 본격화하며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교직원공제회는 기업금융과 실물자산 중심으로 현재와 같은 운용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미국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과 공동 투자를 위한 합작회사(JV)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물류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총 2650억원 규모인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도 현재 진행 중이다. 2019년(900억원)과 2020년(1500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규모다. 국내 사모펀드(PEF)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는 2021년 8개를 선정한 바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2020년부터 매해 짝수년에는 VC 블라인드 펀드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VC 위탁운용사는 총 14개((대형 3개, 중형 5개, 소형 3개, 루키 3개) 내외로 선정할 예정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교직원공제회에서는 대체투자 부문 투자 수요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금융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면 인수금융이나 메자닌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늘어날 수 있다. 실물자산에서는 수익률 방어에 유리한 인프라 자산에 주목할 전망이다. 인프라 자산은 물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 금리 상승 시기 위험 회피에 유리한 투자처로 꼽힌다. 이 밖에도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한 대출형 자산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 출신 CIO 선임 전통··· 중장기 투자에 유리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연기금·공제회 중에서는 유일하게 내부 출신 인력이 투자 운용을 총괄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운용을 이끌었던 김호현 전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공채 3기 출신으로 금융투자부장과 기업금융부장 등을 거쳤다. 올해 초 선임된 박만수 CIO 역시 대체투자부장, 금융투자부장 등을 역임했다. 투자 실무를 맡고 있는 인원들도 대부분 내부 인력이다. 타 기관은 공모를 통해 선임한 외부 인사가 CIO를 맡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교직원공제회는 내부 인사가 운용책임자까지 승진하는 관례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 자산 운용에 있어 타 연기금·공제회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공모를 통해 CIO를 선임하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바로 선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단기 수익에 집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주식 등 전통 자산과 달리 투자금 회수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체투자는 중장기적 시각이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별로 특성과 상황에 따라 맞는 방식이 있겠지만 내부에서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은 분명히 강점"이라며 "일반적으로 CIO 임기가 2년에서 3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대체투자에 있어서는 교직원공제회 같은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