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검찰 출신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면서 서울남부지검과 금융감독원이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 관련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서울남부지검과 금감원 수장 모두 '윤석열 사단'이 이끌게 되면서 긴밀한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찰 내에서 '윤석열 측근'으로 분류되는 특수통이다.
이 원장은 취임 첫날인 8일 금감원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라임 펀드 사건 등과 관련해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을 두고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디스커버리 펀드까지 재검증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해당 펀드에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형인 장하성 주중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이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전날 구속됐다.
이 원장과 양 지검장은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고, '자본시장 질서 확립'을 천명한 만큼 향후 수사 등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은 2016∼2017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둘은 이용복 당시 특검보가 이끄는 수사2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맡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구속기소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승진할 때 같이 자리를 옮겼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했을 때 양 지검장은 특수3부장, 이 원장은 특수2부 부부장검사로 영전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는 양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 연구관을, 이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을 맡았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한 데 이어 금감원 수장에도 사상 첫 검찰 출신이 임명되면서 두 기관 간 공조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재출범한 합수단에는 금감원 소속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등 유관기관 파견 직원들이 검사실에 직접 배치돼 자료 분석과 자금 추적 등 전문 업무를 수행한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부실 수사 의혹을 받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건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들 '펀드 사건'에는 이전 정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어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양 지검장은 아직 처리되지 않은 라임 펀드 관련 사건 등도 이미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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