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번 일정은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은 김 여사의 첫 번째 단독 공식 일정이다. 김 여사는 이르면 오는 1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예방할 계획이다.
외교 데뷔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교가 안팎에선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김 여사가 동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의는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 공식 활동에 시동을 거는 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KTX 열차편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검정 투피스 차림의 김 여사는 묘역으로 향하는 도중 행인들의 박수소리를 듣고 가볍게 목례했다. 이어 김 여사는 국화 한 송이를 받아 들고 안내인의 안내에 따라 헌화, 분향, 묵념의 순으로 참배했다.
마지막으로 묘역인 너럭바위에서 묵념을 마친 김 여사는 안내인으로부터 묘역 조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가 하면 주변을 둘러보며 30여 분을 보냈다. 참배를 마친 김 여사가 묘역 입구로 향하자 모여든 시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김 여사의 이번 봉하행은 역대 영부인들을 찾아 인사하겠다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김 여사 측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이후 노무현재단에 권 여사에 대한 예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여사의 봉하행을 놓고 '공개 활동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오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용한 내조에 속하는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윤 대통령도 같은 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이와 관련해 "자꾸 이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합니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 여사의 최근 행보는 대선 기간 '조용한 내조'를 펼쳤던 것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올림머리' 차림으로 영접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과 12일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감독상 수상기념 영화관계자 만찬에 부부동반으로 참석했다.
김 여사의 첫 언론 인터뷰도 이날 공개됐다. 김 여사는 인터뷰에서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면서 개 식용 종식을 주장했다. 김 여사는 현재 개 4마리와 고양이 3마리 등 반려동물을 7마리나 키우는 동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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