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원회 공개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두 사람이 또다시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이어간 것이다.
발단은 이 대표의 최고위 모두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안 하고 안건 처리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가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이 되는데 비공개회의 때 나온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최고위원들은 현안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공개 발언과 모두 발언 끝에 붙여서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겨냥해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될 게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좀 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오늘 비공개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국제위원장 임명권에 대해 의견이 있는 분은 제시해 달라"고 했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쩌나" "회의를 단속해 달라고 누차 제안을 드리지 않았나"며 언성을 높였다.
회의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당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도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하자 배 최고위원은 "대표님이 유출하지 않았나. 의장 직원으로 여태까지 지금 단속을 제대로 안 하고 언론 이야기하는 건 누구 핑계를 대냐"고 맞받았다.
이어 이 대표가 "유출시켜? 내 얘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고 하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마이크를 끄며 "모양이 안 좋다. 잠깐만"이라며 두 사람을 말렸다.
당 안팎에서는 22일 윤리위원회에서 본인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심의하는 것을 두고 이 대표가 심적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리위의 징계 결정 결과에 따라 '이준석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윤리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징계 절차 개시'를 통보받은 당원들이 제출한 서면 소명 자료를 검토하고 지난 4월 21일 회의 결과 '윤리위원회 당규 제14조(협조의무)'에 근거해 김철근 당원(당 대표 정무실장)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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