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우주로 향하는 길 열었다…우주탐사 시대도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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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전남)=이상우 기자
입력 2022-06-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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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정된 비행 계획 따라 단 분리 순조롭게 진행

  • 위성 정상궤도에 투입...작동 여부는 22일 발표

  • 세계 7번째로 1t초과 탑재체 실은 로켓 자력 개발

누리호가 6월 21일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누리호는 목표한 고도까지 안정적으로 올랐으며,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정상궤도에 진입시켰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1.5톤(t)급 탑재체를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며 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은 이로써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에 이어 7번째로 탑재 중량 1t을 초과하는 로켓을 독자개발한 국가가 됐다.

2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투입돼 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안착시켰다. 과학1호를 발사한 지 30년 만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 정부는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량을 계속 키울 것이며, 우주산업에 대해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부는 우주강국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인 약 700㎞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다. 2번의 시험발사를 시도한 누리호는 21일 진행된 2차 발사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목표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성능검증위성은 향후 2년간 지구궤도를 돌면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각종 장치를 우주 환경에서 검증한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 4곳에서 제작한 큐브위성을 내부에서 사출하며 각 대학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이번 발사 성공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1차 발사에서는 3단 로켓 연소가 예상시간보다 빠르게 종료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목표한 고도 700㎞에 도달했으나, 추진력을 얻지 못해 탑재체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항우연은 이후 약 2개월간 데이터를 정밀히 분석하고, 3단 헬륨탱크 고정장치가 진동과 산화제 부력상승으로 이탈하면서 연소가 조기 종료됐다고 결론지었다. 헬륨은 연료와 산화제 등의 주입을 조절하는 밸브를 작동하는 데 쓰인다. 산화제탱크 내부에 고정돼 있던 헬륨탱크가 이탈하면서 산화제탱크에 균열을 일으켰고, 여기서 산화제가 누설되면서 연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항우연은 헬륨탱크 고정부를 보강하는 등 기술적 조치를 마치고 2차 발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누리호를 이송하기로 한 6월 14일 강한 바람으로 인해 이송 및 발사 일정을 하루 연기했으며, 15일에는 최종 점검 과정에서 1단 산화제탱크 센서 오작동으로 인해 기립한 누리호를 철거해 조립동으로 이송하고 문제가 발생한 부위를 집중 점검했다.

당초 부품 교체를 위해 1단과 2단을 분리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사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항우연 기술진은 설계도를 정밀하게 검토한 결과 점검창을 통해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단 분리 없이 부품을 교체해 점검을 마쳤다.

최종 발사일로 결정된 21일은 비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발사 당일 하늘이 맑고 바람도 잔잔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발사조건이 됐다.

누리호는 21일 오후 4시 정각 발사 후 정해진 비행 계획에 따라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을 순조롭게 마쳤다. 3단 로켓과 탑재체는 오후 4시 13분께 목표 고도인 700㎞에 도달했으며, 약 1분이 지난 뒤 성능검증위성을 안정적으로 분리했다.

성능검증위성은 발사 후 42분 23초가 지난 시점에 남극 세종기지와 최초로 교신해 GPS 정보 등을 송신했다. 발사 18시간이 지난 22일 오전 10시쯤에는 대전에 있는 지상국과 교신해 위성 작동 여부 등 정확한 정보를 전송할 계획이다.

위성 통신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킨 것만으로 누리호 발사시험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사업 목표가 1.5t급 탑재체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따라 향후 계획된 '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내년 1월 누리호 3차 발사를 계획 중이다. 3차 발사를 포함해 4차례 추가 발사하며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발사 총 체계를 조립하는 체계 종합기업을 육성하는 등 민간 기술 이전을 확대해 뉴 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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