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페이스 개막] 궤도선 넘어 착륙선까지, 2031년 우리 힘으로 태극기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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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7-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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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이르면 2024년부터 달 착륙선 개발 착수

  • 예타조사 결과 따라 2031년 자력 발사 목표

  • 러·중·일 등 우주 선진국도 달 착륙 재추진

달 착륙 상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한국 역시 달 궤도선을 통한 탐사를 넘어 달에 직접 착륙해 탐사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2월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인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는 약 1년간 과학임무를 수행하며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다. 다누리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픽셀당 2.5m 해상도로 관측 폭 10㎞ 이상인 달 표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특히 카메라는 두 대를 장착해 임무 중 작동 이상이 생겼을 때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선정된 착륙 후보지에는 실제 달 착륙선을 보내고, 달에서 각종 장비로 측정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한다. 또한 암석 등 표본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최종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030년대 발사를 목표로 달 착륙선 개발을 기획하고 있다. 이는 1.5톤(t)급 이상인 달 착륙선을 개발해 달 표면에 착륙하고, 자원 탐사와 현지 자원 활용 등 과학임무 수행을 위한 계획이다. 특히 독자적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KSLV-Ⅲ)를 통해 탐사선 자력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2월부터 천문연구원, 항우연 등 산·학·연으로 구성된 기획 실무단을 구성하고 달 착륙선 기획연구에 착수했다. 올해 3월 말에는 임무 수요조사와 기술 개발 참여 기관 조사 등을 실시했다. 실무단은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착륙선 주요 임무와 설계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며, 예타조사 통과 시 이르면 2024년부터 달 착륙선 개발에 들어간다.

현재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방법은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현재 실험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2018년 2월 발표된 제3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누리호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차질 없는 부품 수급, 선행 기술 확보 등 조건을 충족하면 누리호를 이용한 달 착륙선 발사를 2030년 이전에 완수한다는 방안이다.

해당 사업에서는 우주선 정밀자세, 심우주 항법, 30뉴턴(N) 이상인 대용량 우주 추진 기관, 고신뢰 통신, 우주 인터넷, 극저온 재료 등 전략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착륙선뿐만 아니라 표본 채취 후 귀환, 지구 재진입 등 기술과 연계해 향후 소행성 탐사에도 접목한다.

다만 누리호는 달 전이궤도 투입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구 상공 700㎞에 1.5t급 위성을 올려놓을 수는 있지만 달로 갈 때는 무게가 0.1t으로 크게 낮아진다. 특히 화성 등 심우주 탐사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거론되는 방식은 KSLV-Ⅲ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정부는 5월부터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갔으며 사업에 착수하면 2031년까지 총 1조9330억원을 투입해 누리호보다 성능이 뛰어난 발사체를 개발한다.

첫 발사 목표는 2030년이며, 2030년 발사에 성공하면 이듬해인 2031년 한국형 달 착륙선을 탑재해 자력 발사에 도전한다.

KSLV-Ⅲ는 누리호와 마찬가지로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이용하는 화학 로켓이다. 하지만 누리호와 구성이 다르다. 누리호는 3단으로 구성된 반면 KSLV-Ⅲ는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된다.

1단 엔진은 100t급 다연소 사이클 방식 엔진 5기를 하나로 묶고 재점화, 추력 조절 등 재사용 발사체 기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2단 엔진은 10t급 다연소 사이클 방식 엔진 2기로 구성되며 다회 점화, 추력 조절 등 기술을 적용한다. 1단 엔진 추력은 100t급으로, 75t급인 누리호보다 높다.

단을 줄이면서 개발 구성품 역시 감소한다. 로켓에 장착되는 부품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체계 조립이나 시험 일정을 단축할 수 있으며 제작 단가 역시 줄어든다.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고 제작 단가 역시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완성된 KSLV-Ⅲ는 1.8t급 탑재체를 달 전이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달 착륙선 계획 예타조사는 1.5t급 이상인 착륙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KSLV-Ⅲ 예타조사와도 연계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달 착륙, 우주 패권 경쟁 본격화한다

현재 달 탐사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현재까지 미국은 유일하게 달 유인탐사에 성공한 나라며, 올해 하반기 아르테미스 1호를 통해 우주비행 시험을 시도한다. 2023년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주인을 태워 달 궤도에 보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달 궤도에 유인 우주정거장을 짓고, 달 표면에도 기지를 건설해 각종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달 착륙을 다시 시도하는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러시아(구 소련)는 1976년 루나 24호를 통해 달 토양 표본을 가져온 이후 소련 붕괴까지 달에 탐사선이나 착륙선을 보내지 않았다. 이때까지 러시아가 성공한 것은 무인 착륙선과 귀환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올해부터 다시 달 탐사를 본격화해 무인 착륙선과 달 궤도선에 다시 도전한다.

러시아는 올해 중 루나 25호를 달 남극에 보낼 예정이며, 2024년에는 달 궤도선 루나 26호를 통해 과학 임무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루나 28호를 통해 다시 표본 채취와 귀환에 도전한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2031년에는 유인탐사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달 탐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2019년 창어 4호를 발사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달은 자전 주기와 지구를 공전하는 주기가 동일하기 때문에(동주기 자전) 언제나 한쪽 면으로 지구를 바라본다. 따라서 달 뒷면에는 지구에서 보낸 전파가 닿기 어렵다.

창어 4호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자율 조종 장치를 활용해 착륙에 적합한 지형을 찾고,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달에 착륙했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통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심우주 탐사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소행성은 물론 소행성 벨트 너머에 있는 외행성, 나아가 태양계 바깥쪽 카이퍼 벨트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역시 10년 안에 미국처럼 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CNSA는 2024년 전후로 창어 7호를 달 남극에 보낼 계획이며, 7호가 임무를 완수한 후 창어 6호가 해당 위치에서 표본을 채취해 귀환할 계획이다.

중국은 2027년까지 창어 8호를 발사하는 등 달 탐사 프로젝트 4단계에 돌입한다. 창어 8호는 달 표면에 무인 연구기지를 설립하는 첫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러시아와도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까지 확보한 표본을 연구해 달 기지 건설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 분석 중이다.

일본도 지난 5월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인 달 착륙 계획을 발표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미·일 양국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서 다른 국가보다 앞서 있다. 일본이 발사한 무인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소행성에 착륙해 토양 표본을 싣고 6년 만인 2020년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야부사 2호에 실린 표본은 46억년이나 된 것으로, 태양계 형성 초기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어 과학적으로 가치가 충분하다. 

한국은 이러한 우주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달 탐사, 달 착륙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행성 탐사 전략 기술을 검증해 소행성대는 물론 화성 등 심우주도 자력으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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