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상황에서 경선 승리를 향한 입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8년 만에 전북에서 깃발을 꽂으려는 국민의힘의 선전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2일 전북 정치권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 따르면 전주병, 익산갑,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장수 등 선거구에서는 내후년 총선 입지자들의 이름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재선의 김성주 의원이 버티고 있는 전주병에는 김종훈 전북도 정무부지사의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김관영 도지사에 의해 깜짝 발탁된 김 부지사는 진안 부귀 출신으로,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기획조정실장·차관을 거쳤다.
일각에서 김 부지사가 고향 지역구인 완주·진안·무주·장수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지만, 현 의원인 안호영 의원과 고향은 물론 출신학교(전라고등학교)도 같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익산갑의 경우 현 의원인 김수흥 의원에게 이춘석 전 국회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총장은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경선에서 김 의원에게 분패했다.
이후 제34대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을 역임한 뒤 최근 익산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등 차기 총선에서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수흥 의원도 인지도 올리기에 분주하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27일 깜짝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 기업유치특별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는데, 일각에서는 이춘석 전 의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읍·고창에서도 2020년 총선에서 겨뤘던 두 정치인의 리매치가 예상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의 아성에 역시 18~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유성엽 전 의원이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유 전 의원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경선에 나섰다가 컷오프됐는데, 도지사 출마가 차기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된 바 있다.
남원·임실·순창은 국민의힘으로 갈아탄 이용호 의원에 맞서 박희승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이환주 전 남원시장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7월 중순에 있었던 민주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 선거에서 겨룬 전력이 있다.
다만 남원·임실·순창에서는 지난 대선 직전 무소속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판도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완주·진안·무주·장수의 경우 재선인 안호영 의원에 맞서 심재철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경훈 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박민수 전 의원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지선을 치르면서 완주군 내에서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는데, 심 위원과 김 전 실장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완주군에서는 제13~16대의 김태식 전 국회부의장을 끝으로,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하지 못했다.
심재철 현 위원과 김 전실장의 각각 완주군 동상면, 봉동읍이다. 이에 반해 현 의원인 안호영 의원은 진안 출신이다.
여기에 장수 출신인 박민수 전 의원도 지지자들에게 2024년 총선에 출마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전주을에는 정운천 현 국회의원(국민의힘)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7월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여부는 지역구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면서도 “차기 총선에서는 무조건 전주을에서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이 내년 보궐선거, 또는 내후년 총선에서 지난 2016년의 파란을 재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2년 후의 총선을 향한 입지자의 경쟁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전주병, 익산갑,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장수 외에도 모든 선거구에서 앞으로 국회에 입성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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