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개최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지 않아 금리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나 그 수위가 예상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만큼 두 달 연속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시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이창용 한은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신성환 금통위원 합류에 따라 금통위원 전원(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2.25% 수준이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한은 역사상 첫 4회 연속(4·5·7·8월) 기준금리 인상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 1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7%가 인상을 예측했고 이들 가운데 91%는 예상 인상 폭으로 0.25%포인트를 제시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3%로 고점을 높이기는 했으나 빅 스텝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 “한은은 성장과 물가의 균형점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인 물가 상승 압력이다. 전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는데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기준 4.3%로 전월보다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불안한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두 달 연속 초유의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도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에 연준이 내년 중반 통화 긴축 기조를 멈추거나 완화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은으로서도 0.5%포인트를 올리기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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