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소덕동 팽나무’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화제가 된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게 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7차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창원시 보호수인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오는 30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범국민적 관심을 반영하여,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천연기념물의 지정가치를 판단하고자 지난달 29일 식물과 전통조경 분야의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3명과 함께 지정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팽나무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포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패구나무’라고도 불리었으며, 열매는 철새들의 먹잇감이 되고 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크게 자라 그늘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당산나무이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이러한 생육 특성을 잘 보여주고, 농경사회에서 오랫동안 동부마을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이 되어 왔다.
지금까지 천연기념물 노거수로 지정된 팽나무는 예천 금남리 황목근(팽나무)과 고창 수동리 팽나무 단 2건 뿐이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수령 약 500년, 나무높이 16m, 가슴둘레 6.8m,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이 27m로, 기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예천 금남리와 고창 수동리의 팽나무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규모를 자랑한다.
문화재청은 “특히, 줄기의 윗부분인 수관이 넓게 펼쳐지는 나무의 모양이 아름답고 생육상태가 양호하다”라며 “팽나무가 위치한 언덕에서 낙동강을 경계로 북쪽에는 하남읍, 남쪽에는 대산면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고, 동산에서 멀리 떨어진 평야지대에 우뚝 선 모습이 장관을 이뤄 독특한 경관적 가치 또한 훌륭하다”라고 설명했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1934년 홍수해 때 마을주민과 팽나무가 함께 나오는 동아일보 보도로 인해 대외적으로 존재 사실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으며, 문화재청이 이번에 실시한 조사 과정에서는 구술 증언과 사료를 통해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당선암(당집)이 팽나무 옆에 있다는 사실과 마을 주민들이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에 당산제를 올리는 등 마을전통이 전승되어 생활·민속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당선암 정쌍이 주지는 “마을주민들이 당제를 지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당선암의 고(故) 정공 주지, 현재의 정쌍이(본인) 주지 등이 함께 약 90여년의 세월 동안 매년 창원 북부리 동부마을의 당산제를 주관하며 전통을 꾸준히 계승해 왔으며, 마을에서는 당산제를 지낼 수 있도록 논 한마지기를 떼주는 등 적극 지원해줬다”고 증언했다.
이번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는 팽나무라는 자연유산에 마을 당산제라는 무형유산까지 복합적으로 결합한 가치를 높이 인정받으면서 역사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조사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자체와 함께 마을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며, 문화재 지정 시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어가며 직접 소통했으며, 드라마 방영 이후 관람객 증가에 따른 주민 불편 사항 해결과 팽나무 훼손 방지를 위한 임시포장시설을 활용한 동선 개선, 보호울타리 설치, 임시화장실 설치 등 제반사항을 창원시와 함께 지원하여 팽나무 보존 및 주변 경관 개선을 위해서도 다각도로 노력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코로나19로 와해된 지역공동체 및 기후변화로 멸실 위기에 놓인 노거수의 체계적인 관리에 힘쓰고,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천연기념물 잠재자원 발굴과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