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탄소중립경영 … 'RE100' 넘어 'CF100'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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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사)대한경영학회 회장
입력 2022-08-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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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업들이 ‘RE100’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에 이보다 더 강화되고 확장된 기준인 ‘CF100’이 등장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을 뜻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글로벌 공급망 현안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전부를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로 공급하자”는 ‘CF100(Carbon Free 100%)’이 제기되어 주목받고 있다.
 
먼저 RE100이 뭔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RE100은 전세계 기업들의 탄소중립 프로젝트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기업이 쓰는 전력을 100%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RE)로 만들자는 협약이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온실가스 정보를 공개하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영국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인 더클라이밋그룹이 2014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2021년 1월에 국무회의를 통해 한국형 RE100인 ‘K-Re 100’ 제도가 출범하기도 했다
 
RE100에는 2022년 8월말 현재 구글, 애플, 이케아, BMW 같은 글로벌 기업 378개가 참여하고 있다. RE100에 가입하려면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가입한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로 정한 시기는 2020, 2021, 2023, 2025, 2035, 2040, 2050 등이며, 평균 2030년이다. 북미나 유럽 기업은 2030년 이전에, 아시아 기업은 2030년대 후반에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SK그룹 7개사,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22개사가 RE100에 가입했고, 삼성전자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100 캠페인은 구속력은 없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면서 관련 국내 기업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을 확산하고 있는 단계다.
 
RE100 공식 웹사이트를 확인해보면, 가입한 기업들의 가입연도와 목표연도 등이 명시되어 있다. RE100 가입은 쉬운데, 목표 달성이 어렵다. 가입보다 중요한 것은 목표연도와 이의 달성이다. 최근 일부 국내 기업들은 RE100에 가입한 것을 “글로벌 ESG경영 본격화”라고 하며 마치 RE100을 달성한 듯한 과장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이 ‘RE100’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확장된 기준인 ‘CF100’이 요구되고 있다. ‘CF100’은 탄소 배출 제로(Carbon Free) 100%의 줄임말로, 정식 영문 표기는 ‘24/7 Carbon-Free Energy’(약칭: 24/7 CFE)로서 24시간 일주일 내내 사용 전력의 전부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뜻이다. RE100으로는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국제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무탄소 에너지원’에는 풍력, 태양광, 수력 외에 원자력 발전도 포함된다.
 
24/7 CFE에서는 실시간 전력조달, 지역 전력망을 통한 전력조달, 저탄소기술 고려, 청정 전력원 고려,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 고려 등 총 5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24/7 CFE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포함한 총 66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CF100은 전력 부문에서 탄소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과는 차이가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목적은 동일하나 RE100은 재생에너지로 수단을 한정한 반면, CF100은 풍력, 태양광, 수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 연료전지 등을 수단에 포함시킨다.
 
RE100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나온 전기를 사용해도 이행 주체가 연간 사용량에 맞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기존 전기 사용분을 상쇄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 CF100은 24시간 무탄소 전원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탄소를 발생시키는 전력원으로부터 공급받는 전기를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CF100 이행을 위해서는 전력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무탄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CF100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구글인데, 구글은 2017년 RE100을 달성한 후 2018년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력거래계약을 체결하고 CF100을 이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RE100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에 최근 RE100과 CF100 모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민간단체가 출범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28일 'CF&RE100써밋클럽'(회장 정현교 서울대학교 마이크로 그리드 연구센터장)이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출범했다. 'CF&RE100 써밋 클럽'은 탄소가 없는 에너지를 의미하는 'CF(carbon zero)'와 RE 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을 결합한 모임이다. 이 모임이 발족되어 국내 중소기업들부터 자발적 CF100 실천을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RE100의 중요성을 모른다기보다는 여러 이유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전념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유럽 국가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이미 40%를 육박하고 있는데, 우리는 작년 11월 기준으로 6.7%에 불과하다. RE100 참여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제품 공급망을 이유로 RE100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수출이 30%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려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전력효율이 떨어지고 시간대마다 발전량이 달라지고 전력 수급 과정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RE100은 재생에너지 강국들의 에너지 판 흔들기라는 주장도 있다.
 
국내기업들은 글로벌기업들의 요구에 의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RE100에 가입하기 보다는 선진국 일원으로서 CF100에도 관심을 갖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RE100과 CF100 두 가지 모두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잘 준비하고 대응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만 ESG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대한민국ESG메타버스포럼 의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대표이사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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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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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굥의 원자력? ㅎㅎㅎ 웃기고 있네. 굥이 우리나라 선진국에서 제외시키는데 5년이면 충분하다. 세계는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데 재생에너지를 암적인 존재로 생각하니, 이런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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