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반도체 넘어선 SK 사피온 X220...국내 첫 '상용화' 인증

글로벌 반도체 벤치마크 엠엘퍼프에서 성능·전력 효율성 인증 받아

엔비디아 A2 대비 2.3~4.6배 우수한 AI 실행 능력 확인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일한 상용화 단계...내년 X330 출시로 초격차

[사진=사피온]

SK계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사피온이 자사의 첫 상용화 AI 반도체 'X220'이 최근 개최된 글로벌 AI 반도체 성능 테스트(벤치마크)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높은 AI 모델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인정받았다고 13일 밝혔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용 고성능 AI 반도체의 성능을 검증하는 엠엘퍼프에 따르면 사피온 X220은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60W급 최신 GPGPU 'A2' 대비 약 2.3배 빠른 처리 성능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능을 인정 받았다(ResNet50 기준).

실제로 엠엘퍼프 데이터센터 추론(실행) 벤치마크에서 사피온 X220 컴팩트 모델은 엔비디아 A2 대비 2.3배, 사피온 X220 엔터프라이즈 모델은 4.6배 높은 성능을 보였다.
 
또 사피온은 전력대비 효율성(PPW) 측면에서도 엔비디아의 GPGPU보다 우수함을 입증했다. 엔비디아 A2 대비 사피온 X220 컴팩트는 2.2배, 사피온 X220 엔터프라이즈는 2.0배 높은 전력대비 효율성을 보였다.

사피온은 이번 벤치마크 결과에서 지난 2020년 28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X220 시리즈가 7나노 미세공정에서 제작된 엔비디아의 GPGPU보다 우수한 효율성을 보여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사피온이 AI 반도체 제작공정을 5나노급으로 개선하면 전력대비 효율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가운데 엠엘퍼프 데이터센터 추론에서 성능 검증을 받은 것은 사피온이 처음이다.

또 사피온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제품 상용화 단계인 'Available'에 등재됐다. AI 반도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AI 모델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라이브러리) 기술의 성숙도도 인정받은 것이다. 반면 경쟁 AI 반도체 기업은 연구 또는 프로토타입 단계인 'Preview', 'RDI' 등급에 머물고 있다.

사피온은 SK ICT 연합이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이다. 사피온이 개발한 AI 반도체는 그동안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지능형 영상 보안 솔루션 '티뷰', AI기반 미디어 품질 개선 서비스 '슈퍼노바' 등 SK텔레콤의 AI 서비스에 활용된 바 있다. 이번 엠엘퍼프 결과를 토대로 AI 반도체 외부 판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사피온은 세계 AI 반도체 선두기업 중 하나로, 이미 내부 상용화를 통해 경쟁력이 검증된 X220이 엠엘퍼프에서 객관적인 성능 우수성까지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X220의 다양한 응용 분야 확산에 힘쓸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린 차세대 칩 'X330'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