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3년 연장? 정식 제도화?"...여야 의견 갈리는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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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9-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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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의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조항 자동 폐지

  • 후속 조치 두고 이통3사·알뜰폰·국회·정부 입장 차이 내비쳐

  • 도매제공 의무 3년 연장과 정식 제도화 두고 과방위 여야 논의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조항이 지난 22일 일몰(자동 폐지)됐지만 후속 법안 마련을 두고 통신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SK텔레콤(SKT)을 위시한 이동통신 3사(MNO)는 도매제공 의무를 폐지하거나 3년 연장을 요구하는 반면, 알뜰폰 업계(MVNO)는 도매제공 의무를 법안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정감사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도 도매제공 의무 3년 연장 또는 정식 법제화를 두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에 규정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조항이 지난 22일 일몰됐다. 

법안이 일몰됐다고 해서 당장 이통3사와 알뜰폰 업체가 맺은 계약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정부의 도매제공 의무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도매제공 의무란 이통3사(MNO)가 알뜰폰(MVNO) 업체에 음성·데이터 등의 통신 서비스를 판매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렇게 도매로 제공받은 음성·데이터를 이통3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이통3사와 알뜰폰 업계의 계약을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었으나, 지난 2010년 정부는 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인하 등을 이유로 이통3사의 도매제공을 의무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이통3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T가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됐다. 이후 SKT가 도매대가를 정하면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을 맺고 음성·데이터를 판매하는 모습이 보편화됐다.

지난 2010년 9월 22일 최초 시행된 이 제도는 제정 당시 사인(私人)인 기업의 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 법제화되지 못하고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일몰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국내 이동통신시장 경쟁 미흡을 근거로 도매제공 의무 제도의 일몰을 3년씩 2013년, 2016년, 2019년 3차례에 걸쳐 지속해서 연장해왔다. 

SKT는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가 지속해서 인하된 만큼 도매제공 의무 제도를 폐지하고, 알뜰폰 업계가 자체적인 서비스 혁신 요소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는 LTE 기준 2018년 1MB당 3.65원에서 2019년 2.95원, 2020년 2.28원, 2021년 1.61원으로 매년 인하됐다.

반면 알뜰폰 업계는 도매제공 의무 제도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알뜰폰 업체들의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알뜰폰 업체가 교환·전송 등 중요 설비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도매대가 산정방식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와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1년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보고 도매제공 의무 제도 일몰을 연장할 방침이다. 

다만 도매제공 의무 제도 일몰을 '기존처럼 3년 연장할지' 아니면 '일몰제를 폐지하고 도매제공 의무를 법으로 확실히 규정할 것인지'를 두고 과방위 여야 위원 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일몰제를 폐지함으로써 알뜰폰 사업자들의 사업 불확실성을 없애고 수익 재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도매제공의무사업자를 SKT에서 이통3사 전체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내비쳤다.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11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알뜰폰 활성화가 목표인 과기정통부도 일몰제를 폐지하고 이동통신사의 도매제공 의무를 존치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과방위 야당 위원들은 기존의 이동통신시장 경쟁 평가가 미흡하고, (규제에 따른) 이통3사의 반발이 심한 만큼 법제화보다는 일몰제의 3년 연장으로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알뜰폰이라는 이통3사의 대체제를 키워서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여당·정부와 달리 일부 야당 위원은 전기통신사업법과 단통법을 강화함으로써 이통3사를 직접 규제하고 가계 통신비 인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국감 등으로 인해 10월 중 일몰제 관련 논의는 힘들겠지만, 연내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선 여야가 뜻을 모았다. 이르면 11월 중 (일몰제 연장과 폐지 중에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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