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사업 키우더니··· hy, 매출 늘고 재구매율 절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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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9-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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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편스토랑의 이찬원 찬또빼기 마늘폭탄 불짜장 밀키트 제품 [사진=hy]

치솟는 외식 물가에 외식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가정간편식(HMR)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밀키트 시장이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28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9년 1017억원에서 2020년 1882억원, 지난해 258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363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5467억원 수준으로 신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밀키트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자 프레시지와 마이셰프 같은 중소기업은 물론, 동원과 CJ제일제당, hy 등 식품 대기업들도 대거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야쿠르트'로 친숙한 기업 hy는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프레시매니저'의 전국 냉장 유통망과 프리미엄·컬래버를 통한 밀키트 제품을 선보이며 밀키트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hy는 2017년 9월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53억원, 2021년 70억원의 매출을 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

hy의 밀키트 성장 배경에는 최근 물가 상승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재료를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포장된 밀키트가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물가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 5~6월 hy의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만족도의 바로미터인 재구매율(3개월 이내 추가구매)은 2022년 기준 52%로 2019년 45% 대비 상승했다.

hy 관계자는 "신선함을 모토로 내세운 브랜드 슬로건과 전국 프레시 매니저 기반의 냉장 유통망을 활용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면서 "특히 콜드체인시스템은 식재료의 신선함이 가장 중요한 밀키트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프레시매니저와 무인매장 '프레딧샵' 통해 유통망 확대
현재 hy의 밀키트는 온라인몰 '프레딧'을 통해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주문과 동시에 생산을 시작해 익일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배송된다. 주문 시 지정일 배송이 가능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전국 약 1만1000명의 프레시매니저는 라스트마일 배송 전문가로 고객의 집 앞까지 제품을 신선하게 배송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프레딧을 통해서 밀키트 정기 배송이 가능하다. 고객이 구성한 제품이나 MD 추천 식단을 사전 등록해 프레시 매니저가 일정에 맞춰 집으로 전달해준다.

오는 29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24시간 운영하는 무인매장 '프레딧샵' 1호점을 오픈한다. 프레딧샵은 프레시 매니저 대면이 어려웠던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1400여개 취급 품목 중 유제품과 밀키트, 샐러드 등 인기 제품 200여개를 엄선해 판매한다. 

프레딧샵은 셀프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며, 매장 진열과 관리를 프레시 매니저가 돌아가며 담당하고 판매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된다.

현재 hy는 배송 경쟁력 향상을 위해 프레시 매니저 수입 증가를 지속 추진 중이다. 4월 본격화한 신사업 '프레딧 배송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타사의 제품을 전달하면 책정된 배송비를 프레시 매니저에게 지급한다.
 

24시간 운영 무인 매장인 hy의 '프레딧샵' [사진=hy]

◆ TV 속 메뉴 '대체 원료' 활용해 맛과 가성비 둘다 잡았다
hy는 밀키트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KBS 예능 프로그램 '신상 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과 협업을 진행해 메뉴를 선보여왔다. 지난달 출시한 '매콤크림 로제부대찌개'를 포함해 총 12개의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hy의 협업 밀키트 제품 매출은 전체 밀키트 매출의 24%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가수 이찬원의 조리법을 활용해 만든 '진또배기 매운찜갈비'는 출시 2개월 만에 1만개 넘게 판매됐다.

hy는 TV 속 레시피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특히 동일한 가격에 더 많은 양을 제공할 수 있거나, 부피를 줄일 수 있는 '대체 원료'를 찾아 활용했다.

'산더미고기쌈비빔면'과 '고기듬뿍쫄면'은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차돌박이와 맛과 식감은 유사한 목전지 슬라이스를 대체 원료로 선택했다. 높은 가격으로 조리에 활용하기 다소 부담스러운 차돌박이를 대신할 수 있는 원료를 활용해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풍성한 양을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사과치킨크림파스타'는 사과 원물 대신 '사과잼'을 사용한다. 원료비를 절감해 다른 재료를 더욱 풍성하게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노출되면 갈변되는 사과의 특성에 따른 소비자 오인을 줄일 수 있었다.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해 사리 곰탕 국물 대신 '곰탕 분말'을 사용한 '로제부대찌개'도 있다. 소분한 곰탕 분말을 별첨해 육수 맛을 소비자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해 편의성을 더했다.

대체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맛의 차이가 없도록 꼼꼼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hy 중앙연구소, hy 플랫폼 CM팀, KBS 작가진의 입맛을 모두 만족해야만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 

편스토랑 외에도 차이797, 채근담 등 RMR(레스토랑 간편식) 메뉴와 양고기, 소곱창 전골 등 재료 취급이 까다로운 제품까지 연이어 출시하며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밀키트 모든 원재료 검사 진행..."가장 안전한 밀키트 만든다"
모든 식품의 부패는 미생물에서 시작된다. 대부분 생물(生物)로 구성된 밀키트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미생물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hy 중앙연구소는 식품업계 최초 기업 부설 연구소로 균(菌)에 관한 연구만 50년 가까이 해왔다. 개발한 시제품을 각각 다른 온도에서 노출한 채 미생물 테스트를 반복 진행해 안전성을 검증한다. 자체 유통기한을 넘어 일주일은 취식이 가능한 상태가 지향점이다. 

hy 중앙연구소 제품개발팀은 밀키트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을 중요한 개발 과정으로 보고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 hy 밀키트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는 약 2주에 걸쳐 '안전성 검사'를 꼼꼼하게 진행한다. 소스류, 육류, 야채 등으로 구분되는 식품 유형에 따라 검사 방법은 다르다.

식품 유형 중 '소스'에 해당하는 원료의 경우, 법적 규격 성상(겉모습), 이물, 대장균군, 타르 색소, 보존료 등 다양한 기준에 맞춰 자체 검사를 진행한다. 원료 시험성적서가 있는 경우, hy 중앙연구소의 안전성 검증 전문 부서인 '안전 분석팀'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시험성적서가 없는 원료의 경우에는 안전 분석팀에서 자체 검사를 진행하거나, 외부 업체를 통해 검사한다.

표은지 hy 중앙연구소 멀티상품팀 연구원은 "hy의 밀키트는 맛은 물론이거니와 가성비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밀키트 카테고리 세분화와 프리미엄 밀키트 출시로 기본에 충실하고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밀키트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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