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칼럼] 우주영토 소유권 다툼, 그리 먼 이야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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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입력 2023-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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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수석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수석연구위원(신성장전략팀장)
 
 
 

 

새해를 맞이하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올해는 정말 변화와 혁신의 원년이 되어야겠다는 점이다. 나부터도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습관이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옛것에 안주하여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라, 뭔가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배우고 일단 시도하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와 국가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기보다는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해와 다른 올해, 과거와 다른 미래를 위해서는 뭔가 배워야 한다. 기술 발전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기능을 확장시켜주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명비평가 및 현대사상가인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그의 명저 <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 확장(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에서 모든 기술이 인간 기능의 확장이라고 주장했다. 옷은 피부의 확장이고, 컴퓨터는 두뇌의 확장이며 전기는 중추신경의 확장이고 미디어는 감각기능의 확장이라고 했다. 많은 기술이 모여있는 자동차는 인간의 발이 확장된 것이라고 했다. 먼 곳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가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실현되는 기구인 자동차는 이제 단순히 ‘발’을 확장한 것을 넘어서서 전기기기로 제어되고 있으며, 안락한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까지 제공해 주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간의 두뇌, 중추신경, 감각기능 등 인간의 모든 것을 확장한 기술의 총합체 위상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자동차는 수평적인 이동만 하지만, 위아래로 이동하면서 인간의 ‘발’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은 비행기일 것이다. 도심의 하늘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시스템은 이제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도심항공이동(UAM·Urban Air Mobility)은 이제 복잡해진 도시 발전 및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 도시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기능이다. 항공 분야 기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면 PAV(Personal Air Vehicle)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PAV 기술에는 소음·공해를 저감하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 기술’과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고속 수직이착륙(HSVTOL·High-Speed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기술’, 외부 환경에 스스로 대응하여 목표 지점까지 비행하여 PAV 운용의 경제성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자율주행기술’ 등이 PAV 개발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한국은 힘들지’라고 생각했던 분야는 우주(宇宙) 분야였다. 우주는 너무 멀리 있고 우리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2023년이 되면서 이제는 우리도 할 수 있겠다라고 한 분야가 되었다. 2022년에 한국이 우주 시대를 열게 된 2가지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이어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또한 12월에는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여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했고, 앞으로 달 착륙선 등 후속 우주탐사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글로벌 우주 시장, 산업 및 기술 트렌드는 발사체, 인공위성 및 우주탐사 분야에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 분야도 세계 선두 국가는 미국이다. 발사체 분야 중 재사용 발사체 분야에서 이미 미국은 민간기업(Space X)이 시장을 견인하면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인공위성 및 우주탐사 분야에서 미국을 비롯하여 다른 국가들도 이제는 민간기업의 우주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작은 위성이라고 해도 그 기능이 고도화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생산비용이 많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탐사 활동이 과학적 탐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보아도 실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우주 공간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주 영토에 대한 소유권 주장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너무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뒤처지지 않고 미래 도약을 위해 항공 및 우주의 전략적 가치와 기회를 명확히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국내 시장, 산업 및 기술 수준과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 위에 기존의 정부주도 연구개발 중심 시스템에서 조금 더 확장하여 민간의 항공우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 R&D사업에 민간이 참여하여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이윤이 창출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 기업의 속성을 인지하여 이들이 항공 및 우주 분야에 진입하고 계속 활동할 수 있게 다양한 유인 제도를 마련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더라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내 내수시장이 협소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이때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활용하여 개도국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준표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농경제학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농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고용노동부 고령화정책TF ▷한국장학재단 리스크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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