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뜻은 통했다. 지난 20일 처음 공개된 MBN '불타는 트롯맨'은 최고 시청률 9.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8.3%를 기록하며 최고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방송 1회 만에 동 시간대 전 채널 시청률 1위, 화요일 예능 전체 1위 자리를 석권했고 MBN 첫 방송 사상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우리는 트로트 오디션을 처음 기획하고 만들었던 제작진이에요. '불타는 트롯맨'은 트로트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마지막 버전이라고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어요. 오디션 형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정확하게 분화되는데 트로트도 마찬가지라고 보았어요. '불타는 트롯맨'으로 더욱더 세밀하게 분화될 거예요. 우리가 이 시리즈를 만들었으니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해야죠."
MBN '불타는 트롯맨'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눈에 띄는 차별점을 둔다. 국민 투표제와 오픈 상금제를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불타는 트롯맨'은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뮤직 콘텐츠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 대표는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서 MZ세대로의 확장과 새로운 스타 탄생을 목표하고 있다.
"오디션 입장으로 보았을 때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타 탄생'이에요. 새로운 스타가 여기에서도 나와야 해요. 송가인씨의 경우 이전 트로트 가수들과 결이 달랐고 그가 걸어온 길도 달랐어요. 임영웅씨도 그렇고요. 우리가 '불타는 트롯맨'에 기대를 걸고 있는 건, 두 번째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에요. MZ세대의 반란. 우리가 강조하는 건 확실한 세대교체예요."
"우리가 편성한 건 아니니까요. 하하하. 방송국의 협조를 받는 거죠. MBN도 레귤러 방송이 있었는데 그걸 정리하고 '불타는 트롯'을 편성해주신 거예요. 판이 더욱 커진 거죠. 크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의 본질은 결국 스타가 나오느냐가 아니라 누가 스타를 만드느냐의 차원이니까요. 우리 입장에서는 판이 커진 게 좋다고 보는 거죠. 또 이렇게 '불을 질렀다' '정면 승부다' 하니까 더욱 화제성도 커지는 거고요. 시청자들도 더 재밌을 거예요."
프로그램의 차별점이기도 한 '국민 투표제'에 관한 궁금증도 컸다. 최근 트로트계에도 팬덤이 생기며 불이 붙기 시작한 상황. '국민 투표제'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처럼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되기도 했다.
"전 오히려 팬덤이 더 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년 사이 트로트를 향유하는 소비층의 형태가 달라졌고 팬덤 안에서 여러 문화를 다양하게 즐기시더라고요. 더 확장될 게 많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작진이 조심해야겠죠. 이 사람이 인기가 있다는 착각으로 누군가를 밀어주거나 강제해서는 안 되겠죠. 제작진이 원하는 사람과 대중이 원하는 사람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결을 섬세하게 다뤄야지 그걸 놓치면 공정하지 못하게 돼요. 그런 부분들은 세심히 신경 써야 할 거 같아요."
심사위원 라인업도 호화스럽다. 트로트 가수 남진, 심수봉, 설운도, 주현미, 박현빈, 신유와 뮤지컬 배우 김호영, 가수 이석훈, 김준수, 이지혜, 작곡가 윤일상 등 전문가들과 함께한다.
"'미스트롯'을 제작할 당시 제가 처음으로 단체 심사위원이라는 제도를 만들었어요. 꼭 음악인이 아니더라도 즐길 줄 안다면 상관없었죠. 하지만 팬덤이 확산하며 (심사위원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응원하는 지원자가 탈락하거나 혹평받을 때 심사 멘트를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요. 시청자의 눈도 높아진 만큼 더욱 전문적으로 이야기해줄 분들이 필요했어요. 각 분야 독보적인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섭외했습니다."
"예전부터 일본 진출에 대한 생각이 있었어요. 이 장르가 일본 시장에 먹힐 수 있을까? 이번 기회로 시작해 보려고요. 아무래도 확장성을 가진 장르니까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일본에도 '엔카'(메이지시대 이후 유행한 일본 대중음악 장르)라는 장르가 있는데 버블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우리 트로트 정서와도 맞아요. 우리 트로트로도 일본 가요 시장을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SBS '동상이몽'부터 TV조선 '미스트롯'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유행을 이끌어온 그에게 '불타는 트롯맨' 이후 어떤 유행 흐름이 생길 것 같은지 예측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서 대표는 "유행을 주도했던 적은 없다"라며 웃었다.
"다만 현상에 대한 이면 그리고 상업적 측면을 보려고 노력해왔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그래야 다양한 콘텐츠가 태어나고 조금이라도 다른 흐름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표피적인 거 말고 구조적인 측면을 보려고 합니다. 그게 우리 스튜디오의 힘이기도 하고요."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게 현재 가장 큰 목표예요. 한 해 농사를 잘 짓고 싶어요. 또 새로운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계획 중인데. 이 프로그램이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요. 시청자들이 '크레아스튜디오는 새로운 걸 만드는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고 그분들께 즐거움이 되길 바랍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