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과거 취업포털 중심이던 시장에 HR(인적자원 관리) 테크 스타트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다. 여기에 리멤버·블라인드·잡플래닛 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들도 가세하면서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기존 취업포털 시장의 이른바 ‘빅3’인 잡코리아·사람인·인크루트는 이 같은 흐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협을 느낄 만한 곳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계 3위인 인크루트다. 하지만 25년째 시장에 몸담고 있는 ‘취업 전문가’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근 서울 중구 인크루트 본사에서 만난 서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취업포털 3강 구도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매출이나 트래픽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기업 고객은 채용 시 가장 먼저 취업포털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기존 취업포털 시장의 이른바 ‘빅3’인 잡코리아·사람인·인크루트는 이 같은 흐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협을 느낄 만한 곳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계 3위인 인크루트다. 하지만 25년째 시장에 몸담고 있는 ‘취업 전문가’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근 서울 중구 인크루트 본사에서 만난 서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취업포털 3강 구도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매출이나 트래픽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기업 고객은 채용 시 가장 먼저 취업포털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채용시장 호황···“제2의 전성기 아닌 위기”
서 대표는 시장 경쟁 확대에 대해 위기의식은 느끼고 있었다. 그는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들어온다는 건 굉장히 위협적”이라며 “특히 최근 3~4년 사이 위기감이 커졌다. 우리가 과연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 덕분에 관련 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인크루트도 이 기간 매출을 끌어올렸다. 2019년 183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200억원, 2021년 256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해 그가 “호재가 아닌 위기”라고 말하는 이유다.
서 대표는 “대이직 시대를 맞아 채용이 빈번해졌다. 과거에는 일평생 직장을 3~4번 옮겼다면 요즘은 20번씩 이동하기도 한다”며 “기업 입장에선 채용이 어려워진 탓에 채용에 들이는 비용이 많아지고 건당 채용 비용, 즉 객단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이직 시대로 불리는 현 시장 상황은 인크루트 창업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특히 인크루트는 취업포털 시장을 만들었고 이후 새로 진입한 플레이어들에 시장을 내어주는 처지여서 위기감이 남다르다”고 부연했다.
구직활동 하다 인크루트 설립···25년 차 ‘취업 전문가’
인크루트는 1998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 취업포털 사이트다. 서 대표는 남편인 이광석 인크루트 이사회 의장과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이 의장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다가 2018년부터 서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로 첫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뒤 구직활동을 하면서 갈증을 느꼈다”며 “당시만 해도 구인 공고를 벽보로 알리거나 신문에 내던 시절이라 인터넷으로 구직 정보를 보려면 건당 50원을 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정보 유통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고, 널리 구직자를 이롭게 하고 싶었다”며 “당시 친구였던 이 의장에게 인터넷에서 구인‧구직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이것이 인크루트의 시초가 된 셈이다.
서 대표는 “저 개인 문제를 해결하고 보니 본의 아니게 ‘직장’ 중심이던 생태계가 ‘직업’ 중심으로 바뀌어 있었다”며 “인크루트는 채용 플랫폼 시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평생 직장 시대에서 평생 직업 시대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서 대표에게 ‘취업 전문가’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그는 “창업 초기 겸임 교수를 하면서 취업 전문가 타이틀을 갖게 됐다”면서 “하지만 관련 전공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시장에 전문가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취업 전문가로 불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서 대표는 인터뷰 내내 ‘모르겠다’ ‘알 수 없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계속 바뀌는 시장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존 위해 기술 개발 몰두···“HR 테크 기업으로 도약”
인크루트가 ‘HR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것도 죽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채용도 디지털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월 서 대표가 전 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에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서 대표는 “당시 주요 기업 고객들이 코로나19로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치를 수 없어 채용을 못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 채용 공고가 감소했다”며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대면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비대면 방식 채용 솔루션을 제공하면 되는 것”이라며 “미친 듯이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기술이 △채용 업무 자동화 ‘ATS&CRM’ △인·적성 검사 ‘어세스’ △인공지능(AI) 시험감독 ‘프락터’ △비대면 면접 ‘인터뷰’ 등이다.
지난해 4월에는 ATS&CRM 등 관련 기술을 통합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인크루트웍스’를 선보였다. 인크루트웍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채용 홈페이지 개설부터 서류심사, 면접 진행, 결과 발표, 평판 조회 등 채용 전형별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연구개발 성과가 올해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ATS&CRM은 작년부터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며 “헤드헌팅 플랫폼 ‘셜록N’도 올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셜록N은 인재 물색, 추천 등 헤드헌팅 업무에 관한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플랫폼이다. 채용 기업이 셜록N에 인재 추천을 의뢰하면 다수 헤드헌터가 인재를 물색한다. 헤드헌터는 인크루트에 등록된 인재 정보를 열람하고 면접 일정 조율, 연봉 협상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인크루트가 지난해 9월 셜록N을 출시한 배경엔 고용시장 축소 전망이 깔려 있다. 현재 프리랜서나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등 비고용 노동자가 늘면서 고용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크루트가 2021년 8월 긱워커 플랫폼인 ‘뉴워커’를 출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 대표는 “정규직 등 고용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취업포털로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용시장이 축소될 뿐이지 노동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비고용 노동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년간 HR 테크와 관련해 많은 시도를 한 만큼 올해는 사업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기존 취업포털 사업보다 신규 사업 매출 비중을 더 키워 HR 테크 기업임을 증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직 오른 뒤 신규 사업 본격화···“시장 변화 주도할 것”
서 대표는 HR 테크기업 도약을 통해 스케일업(규모 확대)을 이룬다는 목표다. 그가 2018년 대표직에 오르면서 신규 사업에 투자를 늘려온 이유다. 서 대표는 “기존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대 폭은 30% 정도에 불과하다”며 “스케일업을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대표를 맡으며 바뀐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은 조직문화 혁신을 서 대표의 성과로 꼽는다. 기존에도 인크루트는 재택근무 등 탄력근무제를 시행했으나 최근 유연성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이 출퇴근하기 편하도록 본사를 서울역 근처로 이전했다.
서 대표는 “매년 말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며 “회사 위치에 대한 직원들 요구를 받아들여 본사를 이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문조사에는 CEO에 대한 점수 평가도 포함된다”며 “직원들에게 평가를 받고 그들이 지적한 내용을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자기 자신에게는 30점 이하로 점수를 매겼다. 그는 “시장을 후발 업체들에 내어줬다”며 “해외 자본이나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며 자본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한 가지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사업을 계속 벌여 놓은 탓”이라고 ‘낙제점’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크루트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만큼 시장 성숙도에는 기여했다”며 “(취업포털을 처음 만든) 시장 개척자로서 앞으로도 시장의 변화를 이끌겠다. 특히 국내 HR 테크 대중화를 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1974년 1월 19일 출생 △1992년 성화여고 졸업 △1995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7년 연세대 정치학과 석사 △1997~1998년 한화경제연구원 특수연구센터 연구원 △1998년 인크루트 공동 창업 △2001~2004년 명지대 겸임교수 △2004년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2018년~현재 인크루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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