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19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B-1B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등을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했다.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기습 발사한 지 하루 만이다.
한·미는 이달 1일과 3일에도 미 전략자산을 투입해 공중훈련을 시행했다. 북핵 억지를 위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확장억제)이 공고하다는 점을 한·미가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미국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한국 공군의 F-35A와 F-15K와 미 공군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한·미는 3일 실존하는 최강 전투기 미국의 F-22랩터를 비롯한 다수의 공중전력을 투입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한국 F-35A, 미국 F-22·F-35B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미국 F-16CM 등 다수 전력이 참가했다.
한·미는 1일에도 서해상에서 한국의 F-35A와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했다.
합참은 “이번 훈련으로 미 확장억제 전력의 적시적이고 즉각적인 한반도 전개를 통해 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에 의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를 보여줬고 연합작전수행 능력을 향상시켰다”며 “미국의 철통같은 한반도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 한·미연합훈련에 발끈한 김정은…ICBM 기습발사 직접 명령
북한은 올해 들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를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사일총국 지도로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ICBM에 대해 “최대 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015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훈련은 사전계획 없이 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화력전투대기 지시와 이날 오전 8시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에 조직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불시에 계획됐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 개시와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등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무력 도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는 이달 22일 미국 국방부에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행한다. 다음 달 중순에는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을 계획 중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유엔 안보리를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실행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이어 이날 김 부부장 담화를 통해 연일 한·미연합훈련과 유엔 안보리 소집을 비난하고 있다”며 “ICBM 도발은 언제든 원하는 장소를 향해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다음 달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있는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지난 8일 보여줬던 고체연료 기반 ICBM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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