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재난을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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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4-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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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가지고 나왔다.

이번 작품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인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사진= 김호이 기자]

Q.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어떤가요?
A. 코로나 한가운데서 이 작품 '스즈메의 문단속'을 만들었어요. 완성 후에 한국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한국에서 개봉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Q.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요?
A. 기획을 할 때부터 한국 드라마인 '도깨비'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우리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저녁에 닫으며 집에 들어오잖아요. 이 동작을 반복하는 게 일상인데 재해로 인해 그 일상이 단절되는 걸 문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Q. 다이진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A. 일본 신사에 가면 두 개의 석상이 문 옆에 서 있는데 그걸 보고 영감을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는데요. 변덕스러운 자연을 상징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그걸로 잡게 됐어요. 자연은 아름답지만 쓰나미 같은 재해가 덮쳐올 때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데요. 그런 자연의 특성이 고양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올해 초에 한국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귀멸의 칼날 시리즈 등 일번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한국 관객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주는 이유를 오히려 제가 묻고 싶어요(웃음).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가 한국과 일본이 조금은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어떨 때는 그립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주시고 일본 관객들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Q. 감독님의 작품에 물이 자주 나오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A. 물을 그리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에요. 작은 움직임에도 파동이 크거든요. 같이 현장에서 작업하는 분들도 제게 '또 물이냐'면서 굉장히 안 좋아하셨는데 그건 저희의 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을 표현하는 게 힘들지만 계속 그리려고요.
 
Q. 전작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 이어서 재난을 소재로 삼은 이유가 뭔가요?
A. 같은 감독이 그려서 작품마다 공통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만들 작품은 지금과 달리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신작에 대해서는 아직 백지 상태라서 이번에 한국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Q.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동일본 대지진을 베이스로 한 이유는 뭔가요?
A. 이 영화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실의 비극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그래서 관객들이 보시기에 괴로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기만 해도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게 의자와 다니는 소녀로 설정한 거예요. 한편으로 인간 소타는 쿨한데 의자로 바뀌고 나서는 왠지 더 인간적이고 귀여워요.
 
Q, 의자를 소재로 한 이유는 뭔가요?
A. 스즈메가 갖고 있는 메타포를 의자의 다리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음에 무언가를 상실했기 때문에 다리 3개로 설정한 거예요. 하지만 의자처럼 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Q. '스즈메의 문단속'을 어떻게 봐줬으면 하나요?
A. 한국은 일본과 갈리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재해는 여기저기서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꼭 자연 재해는 아니더라도 전쟁 같은 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단절시키잖아요. 일상이 단절됐을 때 사람이 어떻게 회복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도 저희 영화를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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