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Z세대 '바비큐 꼬치 성지'로 떠오른 산둥성 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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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4-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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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업도시에서 바비큐 도시로...쯔보

  • 바비큐집마다 꼬치 하루 1만개씩 팔려···

  • '바비큐 전용' 열차·버스 노선까지

  • MZ세대 '입맛' 공략···인민일보 '극찬'

산둥성 쯔보 시내 '샤오카오' 가게마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밀전병 향이 입안을 감싸며 땅콩 참깨소스와 숯불에 갓 구운 고기향이 함께 어우러진다. 파향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니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최근 중국 산둥성 쯔보(淄博)시에서 샤오카오(燒烤 바비큐)를 맛본 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평이다.
 
바비큐집마다 꼬치 하루 1만개씩 팔려···
중국 산둥성의 인구 470만명 소도시 쯔보가 최근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샤오카오 성지’가 됐다.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후 4~5시만 되면 쯔보시내 바비큐 집마다 손님이 북적거린다. 수십 미터 긴 줄이 늘어서는 건 기본이며, 손님들은 바비큐를 먹기 위해서라면 2~3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쯔보 바비큐는 이미 온라인에서도 화제다. 지난 3월 ‘대학생들이 쯔보 바비큐 특공대를 조직했다’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을 정도다. 중국 맛집 리뷰사이트 다중뎬핑에 따르면 지난달 ‘쯔보 샤오카오’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월 대비 770% 급증했다.
 

쯔보 샤오카오. 다 익은 고기는 얇은 밀 전병에 파와 땅콩참깨 소스를 함께 싸서 먹는다. [사진=신화통신]

쯔보 바비큐는 테이블마다 비치된 작은 화로에 이미 초벌구이를 마친 고기 꼬치를 손님들이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다. 다 익은 고기는 얇은 밀 전병에 파와 땅콩참깨 소스를 함께 싸서 먹는 게 정석이다. 고기류는 꼬치당 2위안, 야채류는 1위안으로 저렴해서 1인당 45위안(약 8600원)이면 배불리 먹고도 남는 서민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 쯔보시내 바비큐집에서는 하루 평균 1만~1만2000개씩 꼬치가 팔린다고 한다. 바비큐 구이 인력은 없어서 못 구할 정도.
 
'바비큐 전용' 열차·버스 노선까지···지방정부 '지원사격'
사실 바비큐는 중국 전국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음식이다. 하지만 쯔보 바비큐가 올 들어 인기몰이를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바비큐를 쯔보시 대표 명함으로 만든 현지 정부의 지원사격이 한몫 했다. 지난 3월부터 현지 바비큐가 인기를 끌자 쯔보시 정부는 바비큐 홍보에 적극 나섰다. 현지 바비큐 맛집을 선정해 ‘금화로상(金爐獎)’을 수여하고, 현지 바비큐협회를 만드는가 하면, 5월 초 노동절 연휴를 맞이해 ‘바비큐 데이’를 만들어 각종 바비큐 소비쿠폰 25만장을 뿌렸다.
 
또 지난달 말부터는 철도국의 협조를 받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산둥성 성도 지난시와 쯔보시를 오가는 왕복 ‘바비큐 여행 전용열차’ 노선을 개설했다. 또 시내 곳곳의 바비큐 맛집을 커버할 수 있도록 시내 대중교통 노선을 조정하고, 심지어 추가로 21개 바비큐 맛집 투어 전용노선도 개설했다. 바비큐 맛집지도를 만들고 기차역엔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바비큐 맛집 투어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현지 바비큐 식당과 정기적으로 모여 식품 안전과 바가지 요금, 관광객 접대 등 방면에서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
 
MZ세대 '입맛' 공략···인민일보도 '극찬'
특히 중국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의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쯔보 바비큐의 성공 비결이다.

전국적으로 대학생들이 단체로 몰려와 쯔보 바비큐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리는 것. 중국 지무(极目)신문은 쯔보시 관련 부처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칭화대·베이징대 재학생들이 노동절 연휴 왕복 교통료만 내면 쯔보시에서 먹고 자고 관광까지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각지 지방정부에서 ‘쯔보 바비큐 배우기’도 한창이다. 전국 각지에서 쯔보 바비큐 학습 시찰단이 몰려오고 있는 것.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14차5개년 시기(2021~2025년) '전국민 관광시대'에 특색 있는 관광지를 만들려는 지방정부는 쯔보시의 성공에서 시사점을 얻길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공업도시에서 바비큐 도시로 '이미지 변신'
바비큐 경제 활황으로 쯔보의 도시 이미지도 바뀌고, 지역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쯔보시 관광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쯔보시를 다녀간 관광객만 48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광수입도 60%나 급증했다.
 
노동절 연휴에도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 전망이다. 중국 생활정보 플랫폼 메이퇀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노동절 연휴 쯔보시 숙박업소 객실 예약량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무려 800% 증가했다.
 
사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쯔보시는 광공업이 발달해 경제는 산둥성에서 칭다오·옌타이·지난에 이어 4위를 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 산업 구조조정에 밀리기 시작하며 지난해에는 웨이팡·린이·지닝에도 추월당해 7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쯔보시 GDP는 약 4402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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