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1년] 거래절벽에 집값 급락, 미분양에 전세사기까지 첩첩산중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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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5-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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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규제완화'로 요약된다. 정부 출범 전부터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목표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절벽과 주택가격 급락, 미분양 등의 악조건이 이어진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대출·세금·재건축·규제지역·분양·청약 등 이전 정부가 꽁꽁 묶어놨던 부동산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푸는 데 집중해 왔다.

8일 국토교통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윤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1년 동안 다수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쏟아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의 여파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어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출범 첫날부터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 배제했고, 이후 유예 조치를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했다. 또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인하하고, 일시적 2주택 등 주택수 제외특례를 신설해 부동산 보유 부담을 낮췄다. 

전 정부에서 옥죈 대출 규제도 풀었다. 금지됐던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와 주택임대사업자·매매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까지 허용했다. 실수요자들을 위해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했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LTV는 80%까지 확대됐다.

규제지역도 단계적으로 해제해 윤 정부 출범 당시 총 161곳(투기과열지구 49곳, 조정대상지역 112곳)에 달했던 규제지역은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이 꿈틀대던 부동산 시장은 한국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매수심리가 꺾이며 극심한 거래절벽으로 이어졌다.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청약 인기가 식으면서 수도권에서도 분양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단지는 청약 실패를 기록했고 미분양 주택도 꾸준히 늘어 7만호를 뛰어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600호 이상 쌓인 상태다. 

전세시장도 휘청였다. 2020년부터 급등했던 전셋값이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월세 전환 등으로 크게 하락하면서다. 이로 인해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등 부작용이 확산됐고, 전국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까지 발생하면서 '전세기피' 현상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윤 정부 출범 이후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가 경착륙의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정책 시행을 위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이나 실거주의무 폐지 등의 조속한 입법 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시장 정상화를 유도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책 신뢰도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기존에 발표한 정책을 조기에 입법화하는 것이 향후 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완이 필요한 부동산 정책으로는 안정적 주택 공급을 꼽는 의견이 상당수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 연구원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입지의 경우 주택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주택 공급 공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예방하기 위해 선호 입지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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