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뉴스를 보면 물가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데 살림을 하는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레 재료를 사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내 품목별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4월 기준 카레 분말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 재료인 닭고기(12.3%)와 당근(51.8%), 양파(51.7%), 브로콜리(20.3%), 식용유(15.4%) 등의 인상률을 감안하면 카레를 만드는 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김씨의 하소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때문에 하반기 이후 물가가 다시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식탁물가·학원비·전기료…서민가계 휘청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까지 떨어졌지만,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84개(83.8%)에 달했다. 가격이 내린 품목은 55개에 불과했다.식탁 물가 오름세가 여전했다. 농산물 중 양파를 비롯해 파(16.0%)·풋고추(14.4%) 등의 상승 폭이 컸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잼(34.8%)·드레싱(32.6%)·물엿(23.7%)·빵(11.3%)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국제 설탕값 상승이 가공식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은 올 들어서만 35%가량 뛰었다.
성장기 자녀를 둔 가정은 우유(8.9%), 치즈(24.9%) 등의 가격 급등에 푸념을 늘어놓는다. 학원비 등 교육 물가도 만만찮다. 지난달 교육 분야 물가지수 상승률은 2.2%로 2011년 2월(2.4%)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학생(2.8%)과 고등학생(2.4%)은 물론 미술(5.5%)·운동(4.7%)·외국어(4.4%) 등 학원비가 모두 올랐다.
지난달 23.7% 오른 전기·가스·수도 요금 부담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이달 들어 정부가 전기·가스 요금을 약 5% 인상한 데다 사용량이 폭증하는 여름철이 도래한 만큼 5~6월에는 상승률이 30% 이상에 달할 수 있다.
직장인·노령층도 힘들긴 마찬가지
직장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햄버거(17.1%)·라면(9.8%)·김밥(9.7%)·편의점도시락(6.7%) 등 가격 상승에 끼니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구내식당 식사비 상승률은 지난해 4월 3.4%에서 지난달 7.9%로 일년 새 2배 넘게 올랐다. 삼겹살(8.6%)과 소주(9.2%), 맥주(8.6%) 가격을 감안하면 퇴근 후 편하게 술 한잔 기울이는 것도 녹록지 않다. 택시료(6.9%)와 대리운전이용료(9.3%)·골프장이용료(5.5%) 등 서비스 가격 오름세도 지속되는 중이다.
노령층 수요가 많은 이른바 '실버 물가'도 평균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품목별로 보면 시외버스료가 5.0% 올랐고 목욕료(13.7%), 한방약(7.5%), 요양시설이용료(4.5%) 등도 상승 폭이 컸다. 특히 간병도우미료는 1년 전보다 11.7% 올라 증가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불안 요인도 상당하다"며 "근원물가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외식 등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해외 에너지 가격 인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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