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대표(부대변인),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오현주 전 정의당 대변인 등 여야 3당의 청년 정치인은 기성 정치인이 제시한 신당 창당과는 다른 방향을 잡고, 다음 달 19일 초당적 포럼 '새로운 질서' 출범을 예고했다. 현역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직접 나서 '제3의 길'을 실천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정치전문가 4인은 27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신인 정치인들이 제3지대론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국정치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역 정치인의 창당에 대해선 보다 파급력 있는 인물이 이끌어야 하며 확고한 정책적인 비전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우선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미래지향적이라는 것과 세대교체, 기존 양대정당이 적대적으로 공생하면서 나눠 먹는 새로운 질서를 깨자는 의미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만약 청년정치인이 주축이 돼 신당 창당으로 이어진다면 파급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거대 양당체제에 대해 "(국민들은) 기성정치인 혹은 정당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해있다"며 "양당 모두 세대교체를 해야 되지만 사실 그 타이밍을 모두 놓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신인 정치인이 중심이 돼 제3의 길을 모색한다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며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정당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졸신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지난 26일 발기인 1000여 명과 함께 '한국의 희망' 창당 선언을 했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신당 창당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제3당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게 우선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적인 선거제도 도입이 핵심"이라며 "1등만 뽑는 소선거구제 위주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제3정당이 교섭단체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비전과 가치, 지역이나 세대 등의 지지기반, 선거제도, 정치관계법 등의 제도적 기반, 정치 상황이나 진정성과 신뢰 구축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할 때 제3의 정당 출현과 성공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지대론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신 교수는 "양 의원의 신당의 경우 지역 기반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유력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지 않아 성공적 안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대선거구제나 내각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한 3당의 안착은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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