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당장 철회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인도 간디나가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측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우려가 있어 대중 관세가 부과됐고 이 부분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여전하다"고 하면서 "현재 대중 관세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당국 관계자와 대중 관세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관세 제재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가는 방법이 유용할 것"이라며 "이는 아마도 우리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중국 재무부는 옐런 장관의 방중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관세를 철회할 것과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옐런 장관은 대중 관세는 안보 차원에서 단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고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에게 유익한 무역과 투자가 있는 많은 분야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전 세계 많은 국가로부터 매우 중요한 수입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는 그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맹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프렌드 쇼어링'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옐런 장관은 이날 인도를 프렌드 쇼어링의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로 부른 데 이어, 이 일환으로 이번 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중 관세를 해제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국내에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공화당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고위 당국자의 중국 방문은 계속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는 전날부터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중에서는 온실가스 감소,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이 양국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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