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의 '재국'은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이다. 5년 전 한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우주센터 센터장이었으나 비극적인 사고로 산에 묻혀 지낸다. 5년 전 사고에 매몰되어 있던 그는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하여 나로 우주센터로 다시 돌아간다. 달에 홀로 고립된 대한민국 우주 대원 '선우'의 무사 귀환에 모든 걸고자 한다.
'재국'은 우주센터라는 제한된 공간, 한정적 동선으로 관객들을 이해시키고 몰입하게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가진 캐릭터다. 연기 경력 31년째인 배우 설경구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무기력한 역할이었죠. 광활한 우주를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우주센터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들. 연기하면서도 참 답답하다고 생각했어요."
'재국'의 내면은 '죄책감'과 '외로움'으로 점철되어 있다. '재국'이라는 캐릭터의 원동력이자 그의 키워드인 셈이다.
"영화 말미 '선우'와 만나는 장면이 마음에 많이 남아요. '선우'는 '재국'을 보며 활짝 웃지만, '재국'은 차마 웃지 못해요. '선우'가 '재국'을 만나러 왔더라도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에요. 저는 '재국'이 용서나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지 않아요. 어떤 죄책감, 비참함 같은 게 기저에 남아있고 그 마음 때문에 우주센터에 남지 않고 소백산으로 돌아갔다고 봐요."
그는 지난 필모그래피를 하나씩 톺아보며 "극 중 인물이 아닌 배우 설경구에겐 털어내지 못한 채 남은 찝찝한 감정이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에는 털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있는 거죠. '박하사탕'도 그렇고 시원하게 털어내지 못해서 슬프게, 찝찝하게 남아있는 감정들이 있어요. 지금은 나름대로 방법을 터득했지만 '박하사탕'은 제 첫 영화기도 하고··· 심하게 앓았던 것 같아요."
평소 SF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고백한 그는 '더 문' 역시 시작 전에는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SF 장르가 너무 멀게 느껴지더라고요. 근 미래도 아니고 아주 먼 미래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고 전문가들과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또 (촬영을 마친 뒤) 1년 뒤에는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가있으니 그리 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설경구는 '더 문'을 찍고 SF 장르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관객이 보기에 미흡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한국형 SF 장르는 더욱 좋아질 거예요. '그래비티'가 당시 1억 달러(약 1000억원)라는 제작비를 들였다는데 지금으로 치면 3000억원이거든요. '더 문'은 10분의1로 만들었으니까요. VFX를 비롯해 후반 작업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녹아있어요. 프레임 하나하나 수십명이 매달려서 작업해요.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구나. 정말 존경스럽고 감동적이더라고요."
설경구는 항공우주 관계자들과 시사회를 진행한 일화를 곁들이며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대전에 있는 항공우주 관계자들과 영화를 함께 봤어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실제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데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항공우주 관계자분들이 울먹거리면서 감격스러워하시는데 찡하더라고요."
'재국'은 '선우'의 구출에 모든 걸 던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설경구와 도경수는 비대면으로 연기하며 호흡을 맞추었다.
"초반에는 경수의 촬영본을 보면서 연기했어요. 답답함이 있었죠. 교신이 끊어진 뒤부터는 경수의 상황을 상상하며 연기했어요. 나중에 완성본을 보고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어찌나 고생했는지. 저는 그냥 날로 먹은 것 같더라고요. 하하. 영화를 보는데 제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요."
설경구는 오랜만에 여름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며 남다른 각오를 하기도 했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러고 보면 김용화 감독님과 인연이 깊어요. 2009년에는 '해운대'와 '국가대표'로 만났었고, 2013년에는 '감시자들'과 '미스터 고'가 맞붙었었죠. 14년 만에 한 작품으로 만나게 되다니. 제게도 의미가 깊네요."
설경구는 최근 아이돌을 겸업하는 배우들과 차진 연기 호흡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우 이준호부터 임시완, 설현 등 여러 배우와 함께하며 팬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준호와는 '감시자들'을 함께 했고, 설현이와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찍었죠. 시완이와 '불한당'을, 진영이와 '야차'를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라 따로 제가 뭘 하거나, 특별하게 끌어낸다거나 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두면 저를 이끌어 줍니다. 하하. 이번에 백상예술대상에 시상하러 갔다가 준호를 만났는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워낙 잘하고 있으니. 기분도 좋았어요."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이번 여름 극장가에는 '더문'부터 '밀수' '비공식작전' '보호자' '달짝지근해'까지 총 6편의 영화가 개봉한다. 설경구는 여름 영화 중 '더 문'만의 차별점으로 "체험형 관람"을 꼽았다.
"'더 문'을 통해 우주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전까지는 SF 장르와 '나'를 분리해서 보았다면, '더 문'은 누군가에게 완전히 몰입해서 볼 수 있겠죠. 저 역시 SF는 나와는 동떨어진 세상의 이야기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경수에게 몰입해서 보면서 그 선입견이 깨졌거든요. 직접 체험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재국'은 우주센터라는 제한된 공간, 한정적 동선으로 관객들을 이해시키고 몰입하게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가진 캐릭터다. 연기 경력 31년째인 배우 설경구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무기력한 역할이었죠. 광활한 우주를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우주센터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들. 연기하면서도 참 답답하다고 생각했어요."
'재국'의 내면은 '죄책감'과 '외로움'으로 점철되어 있다. '재국'이라는 캐릭터의 원동력이자 그의 키워드인 셈이다.
그는 지난 필모그래피를 하나씩 톺아보며 "극 중 인물이 아닌 배우 설경구에겐 털어내지 못한 채 남은 찝찝한 감정이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에는 털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있는 거죠. '박하사탕'도 그렇고 시원하게 털어내지 못해서 슬프게, 찝찝하게 남아있는 감정들이 있어요. 지금은 나름대로 방법을 터득했지만 '박하사탕'은 제 첫 영화기도 하고··· 심하게 앓았던 것 같아요."
평소 SF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고백한 그는 '더 문' 역시 시작 전에는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SF 장르가 너무 멀게 느껴지더라고요. 근 미래도 아니고 아주 먼 미래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고 전문가들과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또 (촬영을 마친 뒤) 1년 뒤에는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가있으니 그리 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설경구는 '더 문'을 찍고 SF 장르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관객이 보기에 미흡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한국형 SF 장르는 더욱 좋아질 거예요. '그래비티'가 당시 1억 달러(약 1000억원)라는 제작비를 들였다는데 지금으로 치면 3000억원이거든요. '더 문'은 10분의1로 만들었으니까요. VFX를 비롯해 후반 작업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녹아있어요. 프레임 하나하나 수십명이 매달려서 작업해요.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구나. 정말 존경스럽고 감동적이더라고요."
설경구는 항공우주 관계자들과 시사회를 진행한 일화를 곁들이며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대전에 있는 항공우주 관계자들과 영화를 함께 봤어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실제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데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항공우주 관계자분들이 울먹거리면서 감격스러워하시는데 찡하더라고요."
'재국'은 '선우'의 구출에 모든 걸 던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설경구와 도경수는 비대면으로 연기하며 호흡을 맞추었다.
"초반에는 경수의 촬영본을 보면서 연기했어요. 답답함이 있었죠. 교신이 끊어진 뒤부터는 경수의 상황을 상상하며 연기했어요. 나중에 완성본을 보고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어찌나 고생했는지. 저는 그냥 날로 먹은 것 같더라고요. 하하. 영화를 보는데 제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요."
설경구는 오랜만에 여름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며 남다른 각오를 하기도 했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러고 보면 김용화 감독님과 인연이 깊어요. 2009년에는 '해운대'와 '국가대표'로 만났었고, 2013년에는 '감시자들'과 '미스터 고'가 맞붙었었죠. 14년 만에 한 작품으로 만나게 되다니. 제게도 의미가 깊네요."
설경구는 최근 아이돌을 겸업하는 배우들과 차진 연기 호흡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우 이준호부터 임시완, 설현 등 여러 배우와 함께하며 팬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준호와는 '감시자들'을 함께 했고, 설현이와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찍었죠. 시완이와 '불한당'을, 진영이와 '야차'를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라 따로 제가 뭘 하거나, 특별하게 끌어낸다거나 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두면 저를 이끌어 줍니다. 하하. 이번에 백상예술대상에 시상하러 갔다가 준호를 만났는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워낙 잘하고 있으니. 기분도 좋았어요."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이번 여름 극장가에는 '더문'부터 '밀수' '비공식작전' '보호자' '달짝지근해'까지 총 6편의 영화가 개봉한다. 설경구는 여름 영화 중 '더 문'만의 차별점으로 "체험형 관람"을 꼽았다.
"'더 문'을 통해 우주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전까지는 SF 장르와 '나'를 분리해서 보았다면, '더 문'은 누군가에게 완전히 몰입해서 볼 수 있겠죠. 저 역시 SF는 나와는 동떨어진 세상의 이야기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경수에게 몰입해서 보면서 그 선입견이 깨졌거든요. 직접 체험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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