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내부 출신이자 KB금융 내 대표 재무통으로 꼽히는 양종희 현 KB금융그룹 부회장이 확정됐다. 양 후보자는 윤종규 현 회장과 함께 오랜 시간 '2인자'로 KB금융을 이끌어온 만큼 준비된 CEO로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KB의 '리딩금융'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은행·비은행 두루 거친 적임자 ···오랜 부회장 경험 바탕 안정적 경영기조 기대
8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장 후보군 3명(양종희 KB금융 부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 회장)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거친 결과 양 부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초 부회장에 선임된 양 후보자는 최종 쇼트리스트 3인 경쟁 속에서도 '2인자' 격인 부회장 경력이 가장 길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손꼽혀왔다. 경영 능력 면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초대 사장으로 3연임해 연착륙에 기여하고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부회장은 역대 KB금융 수장 중 처음으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내부 출신 회장이 됐다.
양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 서초역지점장을 거쳐 KB금융지주로 옮겼다. 지주에서는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역임 후 2010년 전략기획부장을 맡으며 ‘재무·전략통’으로 인정받았다. 보험사 대표에 이어 부회장 선임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하며 경험을 쌓았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양종희 후보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CEO 후보"라며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후보가 제시한 KB금융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그리고 강력한 실행의지와 경영철학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윤종규 회장이 구축한 내부경영승계 효과 '톡톡'…리딩금융 '순풍' 예고
또한 이번 KB금융 수장 인선을 통해 윤종규 현 회장이 수년간 야심차게 구축한 내부경영승계 프로그램 역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 KB금융 회추위는 안정적인 경영승계절차 이행을 위해 내∙외부 회장 롱리스트를 상시 관리하는 등 일회성이 아닌 체계적 경영승계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해 경영승계를 준비해왔고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경영승계 과정에서는 △충분한 검증기간 확보 △평가 방식 개선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방향을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KB는 경영승계절차를 공식적으로 발표해 승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독립성과 함께 절차적 정당성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경영승계 절차를 통해 윤 회장 뒤를 이어 양종희 차기 회장 체제에서도 KB금융의 경영 연착륙과 리딩금융 수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독립성, 공정성, 투명성을 핵심 원칙으로 내∙외부 후보가 공정하게 경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선정 프로세스를 운영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KB의 경영승계 절차를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종희 후보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될 예정이다. 공식 취임은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통해 이뤄진다. 양 후보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 후보자 신분이나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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