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세종시 예술의전당에서 제577돌 한글날 경축식이 열린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전 세계 85개국 약 240여 개 세종학당에서 12만 명이 한국어를 배웠고, 해외에서 한국어 능력 시험 지원자는 연간 37만 명에 이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한글은 문자 창작자와 창제 원리가 온전히 전해지는 전 세계 유일한 문자”라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자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전 세계는 한글의 과학적인 원리와 우수성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은 디지털 시대 가장 적합한 문자로 AI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어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는 AI 시대를 대비하고 한글의 가치를 최대한 기울여 나가겠다. 다변화된 언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언어 규범도 체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축사에 앞서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의 언어를 한글 표기법으로 연구·개발하는 등 한글 발전에 기여한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에게 보관문화훈장을, 한국어 보급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한 왕혜숙 브라운대학교 부교수에게 문화포장을 수여했다.
이어 300여 권의 해외 저서를 한국어로 번역한 김석희 번역가, 한글 폰트 보급에 힘쓴 네이버 문화재단을 포함한 4명에게 대통령 표창을, 한글 보급에 힘쓴 김중섭 경희대학교 교수와 미르조예프 도바르 타지키스탄 국제외국어대학교 강사에겐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됐다.
올해 경축식의 주제는 '미래를 두드리는 한글의 힘!'으로 정해졌으며, 행사에선 4차 산업혁명, 정보통신 고도화 시대에 최적화된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의 장점이 소개됐다.
아울러 이날 경축식은 세종시 문화의 전당에서 진행됐는데,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경축식이 열린 건 역대 처음이다.
정부는 세종시에서 경축식이 열린 배경을 두고 마을 이름 등을 순수 우리말로 사용하고 한글 사랑 거리 조성, 한글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한글을 사랑하고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세종시라고 설명했다.
경축식은 국민의례, 주제 영상 상영,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 유공자 포상, 축하 말씀, 축하공연,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훈민정음 머리글은 김주원 한글학회장이 원문을 낭독했고, 사극에서 세종대왕의 손자 단종 역을 맡았던 이민우 배우가 해석본을 낭독했다.
이어 1세대 비보이 팝핀현준의 축하공연과 세종 사계절 하모니합창단과 하모나이즈 합창단의 ‘훈민정음 서문가’ 합창 등이 이어졌다.
이날 경축식엔 시민, 학계, 한글 관련 단체 등 1000명이 참석했으며,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 한국문화원 등에서도 한글날 관련 자체 경축식, 문화공연, 우리말겨루기 등에 총 4만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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