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대통령 등 절대 권력자, 선출직 고위공직자라면 더하다. 국회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호기 있게 나서지만 시간이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시작했던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대표적이다. ‘소통’에 있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좀 다른 듯하다. 취임 이후 초지일관으로 갈수록 소통의 시간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수원 제1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도지사와 함께한 '10월 어느 멋진 날 맛손토크'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허심탄회’한 오픈 소통이 축제를 방불케 했고 문답 내용도 민생과 관련된 진솔한 것들이어서 매우 유의미했다. 아울러 참석한 8000여 도민들도 이심전심으로 즐거워했다. 도민과 ‘맞손토크‘를 한 후 ’소통은 이런 것‘이라는 평가도 그래서 나왔다.
어디 그뿐인가. 사회적으로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은 심화하고 '묻지마 범죄' 같은 사건·사고들이 빈번하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의 피해는 늘어만 가고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팍팍한 시대가 되고 있다. 모두가 불통의 후유증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 정부의 국민 설득 부족과 야당과의 소통 부재, 그런데도 제대로 된 간담회는커녕 취임 이후 기자회견도 안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국민과 정치권은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
이럴수록 김 지사는 '김동연식 소통'의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경천의 심도를 더욱더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통만 늘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소통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틀린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는 지혜가 발휘될 때 소통은 더욱 빛이 나기 마련이다.
소통에 있어서 빙하기나 마찬가지인 이 시대에 ‘난득호도(難得糊塗)’는 정치인의 미덕이 될 수 없다. 일찍이 한비자도 “지혜를 감추면 총명함을 얻고, 마음을 드러내면 사람을 잃는다”고 했지만 현대는 아니다. 기왕 김 지사가 소통에 나서고 있는 만큼 갖고 있는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가 소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더욱 나서길 바란다.
차제에 국민과 도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언론과 소통하는 기회도 더 늘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불이소풍(不二疏風)’하려면 소통의 성격도 간담회가 아닌 기자회견을 통하면 더욱 좋다. 그래야 도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차세대 지도자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다. 김 지사의 추진력과 실천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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