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2013~2023) 동안 중국 경제를 이끈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6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전날 리커창 총리가 휴식 중 갑자기 심장 발작을 일으켰고, 27일 0시 10분(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부고를 곧 낼 것”이라고 밝혔다. 리 전 총리의 정확한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55년생인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와 허난성 당위원회 서기 겸 성장, 랴오닝성 당위원회 서기 등을 거치며 중앙 무대 진출의 발판을 닦았다.
2007년 10월 17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오르며 차기 최고지도자 물망에 오른다. 하지만 이듬해 3월 시진핑 주석에게 부주석 자리를 내주고 부총리로 임명된다. 이후 원자바오 총리와 함께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며 중국이 글로벌 G2 반열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뒤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는 국가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특히 리 전 총리는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국가 경제 발전과 민생을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민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2020년 시 주석이 절대빈곤을 없앴고,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했다는 것을 성과로 강조할 당시에도 리 전 총리는 “중국인 6억명의 월수입이 1000위안에 불과하다”며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전국 화상회의를 통해 10만명이 넘는 공직자들을 향해 중국의 경제 상황이 2020년 우한 사태 때보다 심각하다고 언급하며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리 총리도 예전만큼의 위상을 떨치지 못했고, 지난 3월 리창 총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임했다.
리 전 총리는 퇴임 6개월 만인 지난달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공개적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국민들은 “총리님,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하며 휴대전화로 그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리 전 총리의 별세로 중국은 슬픔에 잠겼다.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를 추모했다. “인민의 좋은 총리였다”, “항상 인민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고, 진심으로 인민을 위하는 영원한 총리다”, “좋은 사람은 왜 이렇게 빨리 떠나냐”, “이제 편히 쉬시라”며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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