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서울 자치구에서도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자치구 중에서 서초구가 처음으로 일요일에서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했고 동대문구는 현재 평일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다만 다른 자치구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우세하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이어 동대문구가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월요일이나 수요일 등 평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서초구는 지난 19일 상생 협약을 체결한 뒤 행정예고, 고시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순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의무휴업일 전환 대상은 서초구 내 롯데마트, 이마트, 킴스클럽 등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SSM) 등 36곳이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이해당사자인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측이 협의하고 있다"며 "대구 등에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소비자 후생 증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제에 따른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과거 영업규제 제정 당시에 명분으로 내세운 '골목상권 살린다'는 논리가 상당히 설득력을 잃은 모습이다.
실제 대구시가 지난 2월 의무휴업일을 평일 전환한 이후 6개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이 전년 대비 19.8%,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6.6% 증가했다. 2·4주 일·월요일 전통시장의 매출 성장률 역시 34.7%로 전체 기간 증가율(32.3%)을 웃돌았다.
KB증권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KB증권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이후인 이달 5~10일까지 충주 육거리시장은 평일 결제액이 11.6%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10.7% 줄었다. 반대로 휴일에는 대형마트 매출이 16.9% 상승했고 육거리시장은 4.4% 늘었다. 마트의 평일 휴무에 대한 초기 홍보가 미흡한 점을 고려해도 전통시장의 매출 변화 폭은 유의미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전국적으로 확산할지에 대해선 유통 업계에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마트의 평일 휴무에 따른 전통시장 등의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 만큼 중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다. 마트 노동조합에서도 "공휴일 휴일 보장을 빼앗고 건강·휴식권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트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구도 현재 대형마트 업계와 전통시장 등 중소상공인이 만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전통시장 등에서 반발하고 있어 내년 1월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서초구가 평일로 전환한 이후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른 자치구로의 확산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현재 평일 휴업을 하는 지자체(올해 5월 기준)는 대구 8개 구·군, 울산 3개구, 경기 16개 시·군을 포함한 충청·경상·강원·제주 등 전국 56개(서울 서초구 제외) 시·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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