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이 '바이든 vs 트럼프' 재대결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압승하며 대세론을 굳혔고, 후보 등록조차 안 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준비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린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55%에 달하는 득표율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가뿐하게 따돌렸다. 애초 온건파 및 무당파 유권자가 많은 뉴햄프셔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접전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포인트에 달하는 격차로 승리하며 '트럼프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석달간 거의 모든 여론 조사에서 '덜 떨어진(crooked)' 조 바이든을 앞섰다”면서 “그러나 헤일리는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론은 2위를 하고 떠났는데, 그녀(헤일리)는 3위를 하고서도 아직 남아 있다”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이어 헤일리 전 대사도 사퇴할 것을 압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내달 24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두 차례 주지사를 역임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조차 헤일리 전 대사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면 '트럼프의 독주'가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편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나 다름없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뉴햄프셔주 경선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투표자들이 직접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자의 이름을 기입하는 기명(write-in) 투표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저녁 내 이름을 써 준 모두에게 감사한다"며 "이는 민주적 절차에 대한 헌신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 낙태에서 투표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모든 자유가 위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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