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세계는 이원론적 사유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실천의 시작입니다. 아마도 현대성은 곧 모든 것의 ‘뒤엉킴’일 것입니다.”
김홍석 작가의 개인전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K2·K3)에서 개막했다.
국제갤러리는 “지난 20여 년간 다양한 형식과 매체의 범주를 넘나들며 사회, 문화, 정치, 예술에서 나타나는 서구의 근대성,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비서구권의 독립적 저항 간에 발생하는 애매모호한 인식의 질서를 비판해온 김홍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뒤엉킴(entanglement)’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K2 1층 전시장에서는 직관적으로 다양한 ‘뒤엉킴’을 만날 수 있다. 조커의 얼굴에 고양이 몸을 한 조각인 ‘실재 악당’과 시멘트 굽이 특이한 ‘하이힐 한 켤레’ 등을 볼 수 있다.
실재하지 않을 것 같은 ‘실재 악당’을 통해 작가는 현실을 꼬집는다.
김 작가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재 악당’에 관해 “딸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고양이에 대해 많이 안다. 하지만 고양이랑 친하지는 않다”라며 “미술과 관련된 지식이 많아도 서구에서 인정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뒤엉킴’은 K2 2층에서도 계속된다. 사군자 페인팅을 필두로 연꽃, 대나무, 잡목 등을 그린 회화 작품들이 자리한다.
김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업을 할 때 팝과 블루스 등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화 시대에 ‘뒤엉킴’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동양과 서양 등의 이분법이 부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국제갤러리는 “사군자의 묵향 대신 돋보이는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는 동양의 군자(君子) 정신과 태도를 서구 모더니즘의 개념으로 지워버리고, 현대 동양인의 정신분열적 물질성을 보여준다”라며 “동양화에 대한 보편적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그에 대항하는 개념인 서양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아크릴과 캔버스를 재료로 삼아, 작가는 다시 한번 ‘고착화된 개념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전시 주제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K3에서는 ‘거대한 뒤엉킴’이 기다리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천장을 뚫고 바닥에 떨어진 듯한 거대한 운석 덩어리가 위치해있다. 마블 영화를 찍는 세트장을 연상시킨다.
깨진 운석 안에 있는 별 2개는 그동안 믿어왔던 고정 관념을 깬다.
거대함을 싫어해, 이제까지 크기 3m 이내의 작업만 해왔던 작가는 과감하게 서양의 스펙터클(Spetacle)과의 ‘뒤엉킴’을 시도했다. 깨진 운석 안의 별은 ‘뒤엉킴’의 결과물이다.
유치하다고 생각해 작업을 망설였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또렷했다. 김 작가는 “‘믿음에 대한 오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김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1987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현재 상명대 무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꾸준히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져왔다.
작가의 작품은 현재 미국 휴스턴 미술관, 캐나다 국립미술관, 호주 퀸즈랜드 미술관, 프랑스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르 콩소르시움, 일본 구마모토 미술관과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을 비롯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김홍석 작가의 개인전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K2·K3)에서 개막했다.
국제갤러리는 “지난 20여 년간 다양한 형식과 매체의 범주를 넘나들며 사회, 문화, 정치, 예술에서 나타나는 서구의 근대성,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비서구권의 독립적 저항 간에 발생하는 애매모호한 인식의 질서를 비판해온 김홍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뒤엉킴(entanglement)’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K2 1층 전시장에서는 직관적으로 다양한 ‘뒤엉킴’을 만날 수 있다. 조커의 얼굴에 고양이 몸을 한 조각인 ‘실재 악당’과 시멘트 굽이 특이한 ‘하이힐 한 켤레’ 등을 볼 수 있다.
실재하지 않을 것 같은 ‘실재 악당’을 통해 작가는 현실을 꼬집는다.
김 작가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재 악당’에 관해 “딸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고양이에 대해 많이 안다. 하지만 고양이랑 친하지는 않다”라며 “미술과 관련된 지식이 많아도 서구에서 인정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뒤엉킴’은 K2 2층에서도 계속된다. 사군자 페인팅을 필두로 연꽃, 대나무, 잡목 등을 그린 회화 작품들이 자리한다.
김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업을 할 때 팝과 블루스 등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화 시대에 ‘뒤엉킴’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동양과 서양 등의 이분법이 부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국제갤러리는 “사군자의 묵향 대신 돋보이는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는 동양의 군자(君子) 정신과 태도를 서구 모더니즘의 개념으로 지워버리고, 현대 동양인의 정신분열적 물질성을 보여준다”라며 “동양화에 대한 보편적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그에 대항하는 개념인 서양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아크릴과 캔버스를 재료로 삼아, 작가는 다시 한번 ‘고착화된 개념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전시 주제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K3에서는 ‘거대한 뒤엉킴’이 기다리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천장을 뚫고 바닥에 떨어진 듯한 거대한 운석 덩어리가 위치해있다. 마블 영화를 찍는 세트장을 연상시킨다.
깨진 운석 안에 있는 별 2개는 그동안 믿어왔던 고정 관념을 깬다.
거대함을 싫어해, 이제까지 크기 3m 이내의 작업만 해왔던 작가는 과감하게 서양의 스펙터클(Spetacle)과의 ‘뒤엉킴’을 시도했다. 깨진 운석 안의 별은 ‘뒤엉킴’의 결과물이다.
유치하다고 생각해 작업을 망설였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또렷했다. 김 작가는 “‘믿음에 대한 오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김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1987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현재 상명대 무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꾸준히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져왔다.
작가의 작품은 현재 미국 휴스턴 미술관, 캐나다 국립미술관, 호주 퀸즈랜드 미술관, 프랑스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르 콩소르시움, 일본 구마모토 미술관과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을 비롯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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