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금을 사러 몰려오면서 상가에서 대여해주는 보조배터리가 동났다."
중국 계면신문 16일자에 실린 한 상인의 인터뷰다. 베이징 최대 귀금속 상가 차이바이(菜百)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A씨는 금괴를 구하기 위해 2000km 떨어진 선전과 수베이 등지에서 '황금 원정'을 오는 젊은이들도 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춘제(春節·설)는 중국의 전통적인 금 소비 성수기다. 지난해 춘제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1분기 수요량은 전분기 대비 56% 급증해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2년, 젊은층 사이에서 금 투자 열풍이 불면서 중국인들의 춘제 금 소비는 더욱 뜨거워졌다. 계면신문은 십년 전에는 '중궈다마(중국 아줌마)'의 금 사랑이 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면, 요즘은 젊은이들도 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건 단연 금괴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 목적으로 금을 사는 젊은층이 많기 때문이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해온 B씨는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걸 보고 마음을 바꾸고, 저축한 돈으로 미친 듯이 금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마다 금 가격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부 젊은이들은 춘제에 고향에 내려가 '금 사재기'를 하기도 한다.
춘제 이후 금값이 오르는 것을 우려해 미리 예물을 사는 예비부부들도 많아 장신구도 만만치 않게 팔린다. 춘제 일주일 전 차이바이에 방문했다는 C씨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반찬 사듯이 금을 산다"며 "어렵게 비집고 들어가 겨우 하나 착용해 보고 점원한테 문의하려던 찰나 옆에 있던 사람이 1초 만에 사 가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매 목적이 없는 방문이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489위안짜리 금괴 하나를 사 왔다고 했다.
업체 간 젊은층 쟁탈전도 치열하다. 중국황금(中國黃金·600916.SH), 저우다푸(周大福·01929.HK), 멍진위안(夢金園) 등은 젊은층 사용 비중이 높은 즈푸바오(알리페이)와 콜라보한 맞춤제작 금괴를 출시했고, 차이바이(605599.SZ)와 저우다성(周大生·002867.SH) 등도 젊은층 유입을 위해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할인 쿠폰 등의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한편, 중국 증시가 춘제 연휴로 휴장 중인 가운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저우다푸 주가는 이날 4.3% 급등한 12.12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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