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김모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부분까지 보험금으로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08년 11월 '질병으로 입원 치료 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수술 비용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현대해상과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김씨는 2021년 8월부터 10월까지 병원에 입원해 도수치료 등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보험금 중 111만원 상당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이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김씨는 현대해상을 상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은 2009년 10월 환급이 가능한 초과분은 보험사가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비롯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을 제정했지만 김씨 사례와 같이 그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 문제였다. 보험업계뿐만 아니라 법원에서도 건보공단에서 환급받을 수 있는 초과분을 실손 보험사가 보험금으로 지급해 줘야 하는지를 두고 다른 해석이 나왔다.
1심은 현대해상이 김씨에게 초과분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약관이 모호하면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원칙에 따라 현대해상에 지급 책임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본인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건보공단에서 환급받은 부분은 특약 보상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손해보험이 성질상 피보험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것이고, 본인부담금 상한제가 본인부담상한액의 부담 책임을 건보공단에 분명히 지우고 있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관 내용은 다의적으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는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피보험자가 지출한 금액은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첫 판결"이라며 "2009년 10월 제정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시행 전 체결된 실손의료보험 사안에 관해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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