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매출 1000억 위안(약 18조5500억원)을 돌파하겠다."
중국 리샹자동차(理想汽車·리오토)는 리샹(李想) 최고경영자(CEO)가 1년 전 세운 목표를 이루게 됐다. 리오토는 지난 2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에 전기차 총 37만6000대를 인도해 1238억50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73.5% 늘어난 수준으로 2015년 그룹 창사 이래 첫 흑자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리오토(02015.HK)는 27일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25% 이상 급등했고, 테슬라를 비롯해 최근 경쟁 심화로 전망이 어두워진 글로벌 전기차업체 주가들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리톄(李鐵) 리오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규모 확장과 생산·공급·판매 시너지 최적화로 총이익률이 개선됐다"고 흑자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탄생한 리오토는 웨이라이(蔚來·니오), 샤오펑(小鵬)과 함께 '웨이샤오리(蔚小理)'로 불리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3대장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중 흑자를 기록한 것 역시 리오토가 최초다.
리오토는 올해도 연간 판매량 80만대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작년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포부다. 우선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순수전기차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리샹 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 주자는 오는 1일 공개될 순수전기 다목적차(MPV) 메가(MEGA)다. 이 밖에 순수전기차 모델 3종을 출시하고,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L7·L8·L9의 2024년 버전과 하이브리드 모델 L6도 내놓을 예정이다. 순수전기차 충전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급속 충전소도 2000개 설치한다.
리톄 리오토 CFO는 "작년 하반기부터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해 순수전기차 출시에 있어 좋은 조건이 마련됐다"며 "급속 충전소 설치도 수익 전망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현재 중국 순수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리오토가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뛰어든다면 오히려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오토가 선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 전망은 현재까지는 양호하지만 경쟁사들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위협적인 건 화웨이다. 화웨이와 싸이리스의 합작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가 작년 9월 출시한 하이브리드 SUV 모델 M7이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싸이리스 판매량은 지난달 처음으로 리샹을 넘어서며 스타트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중국 국내 시장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리오토는 올해부터 수출 시장도 공략하기로 했다. 경쟁사들이 전부 해외 진출 전략을 세운 것을 감안해 리오토도 국내 집중 전략을 버리기로 한 것이다. 리오토는 이미 두바이에 현지 판매 및 서비스팀 채용을 시작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앙아시아와 중동에 서비스센터를 세우고, 하반기부터 L9과 L7 수출할 전망이다.
쩌우량쥔(鄒良軍) 리샹 판매 및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3월 1일에 신제품이 출시되면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월간 판매량은 3월 5만대, 6월 7만대, 연말에는 1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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