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무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신청해 평균 33만78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6월 2가구 모집에 93만4728명이 몰린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을 뛰어넘는 역대 무순위 청약 최다 청약 기록이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전용면적별로는 34A㎡(3층)가 17만 2474대 1, 59㎡(4층)가 50만3374명, 132A㎡(2층)가 33만 7608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강남에 위치한 아파트가 4년전 분양가로 공급된 것이 높은 경쟁률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디퍼아보다 뿐 아니라 다른 수도권 단지들도 무순위 청약에서 최대 수십만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무순위 1차 청약을 진행한 흑석리버파크자이는 1가구 모집에 93만여명이 몰렸다. 최근 무순위 1차 청약을 진행한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2가구 모집에 21만명, ‘산성역 자이푸르지오’는 1가구 모집에 6만9596명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건 일반 청약보다 청약 조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청약통장과 보유 주택 수 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건설 원가 상승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 전 분양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무순위 청약은 1순위 청약 조건이 없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시세차익에 주목한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의할 점도 많다. 특히 무순위 청약은 당첨자 발표일과 계약일, 잔금 처리일까지 기한이 짧아 자금 조달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디퍼아의 경우 계약금은 3월8일, 잔금은 오는 6월7일까지 모두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2년여에 걸쳐 내는 일반 청약에 비해 무순위 청약은 일정이 빠듯해 현금 자산 여력이 부족한 경우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다.
또한 청약에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한 경우라면 페널티를 받게 된다.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지만 10년의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는 만큼 당점차가 일정 내에 계약금과 잔금을 치르지 못할 경우 10년 동안 청약할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에 당장의 시세차익만 보고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고 교수는 "무순위 청약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고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개인 자금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청약에 나서야 한다"며 "또한 청약 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은 대신 재당첨 제한 기간, 잔금 일정 등 당첨자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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